트럼프와 머스크, X(구 트위터)에서 2시간 대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와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소셜 미디어 플랫폼 X에서 지연된 대화를 나눴다. 머스크는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자신의 역할을 제안했고, 트럼프는 주로 선거 유세에서 언급하는 내용을 되풀이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많은 관심을 받았던 이번 대화는 약 40분 지연돼 시작됐고 시작 후 2시간 이상 계속됐다. 지연된 시작은 머스크의 소셜 미디어 사이트에 당혹스러운 타격을 주었고, 트럼프 캠프에도 최근의 어려움을 더했다. 트럼프 캠프는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 부통령이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을 대신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선 이후 급격히 상승한 모멘텀을 잠재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머스크는 지연의 원인을 사이버 공격이라고 주장했지만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행사가 시작되자 머스크는 트럼프의 반대파들이 책임이 있다고 암시했다. 트럼프는 이 지연을 행사에 대한 관심의 표시로 해석하려 했다. X에 따르면 최대 130만 명의 청취자가 접속했다.

머스크는 납세자의 돈이 효과적으로 사용되도록 하는 정부 위원회를 요구하며 자신이 그 노력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머스크는 "그런 위원회에 도움을 주고 싶다. 위원회가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 아이디어를 칭찬하며 머스크를 "최고의 비용 절감가"라고 불렀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 행사는 온라인 트럼프 유세와 비슷했고, 세계 최고 부자인 머스크가 진행자 역할을 했다.

이번 대화는 트럼프가 며칠 전 마라라고(Mar-a-Lago) 리조트에서 1시간 이상 기자회견을 한 후에 이뤄졌다. 트럼프 캠프의 전략 중 하나는 해리스가 더 많은 즉흥적인 미디어 출연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머스크는 지난달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가 정치 무대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우파 성향의 대의와 후보들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변화의 일환이다. 그는 또한 트럼프의 재선을 지원하기 위한 슈퍼 정치행동위원회(PAC)를 만들었다.

정부 계약을 많이 보유한 기업들을 통해 이미 워싱턴에서 강력한 입지를 가진 머스크는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공화당 후보와 더 가까워져 전기차와 암호화폐 정책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이는 두 사람이 서로 모욕을 주고받았던 과거의 불화와는 대조적이다.

트럼프는 머스크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며, 전기차에 대한 오랜 비판적 입장에서 벗어나 테슬라의 차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다"고 칭찬했다. 그는 또한 머스크의 지성을 칭찬하며 "당신은 확실히 풍부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당신과 나는 로켓, 터널, 전기차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전기차에 대해 더 부드러운 입장을 취하는 것은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테슬라 주식의 대부분을 보유한 머스크의 개인 재산에 막대한 재정적 이익을 줄 수 있다. 트럼프는 재집권할 경우 전기차 시장 성장을 돕기 위한 일부 혜택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러한 위협은 전기차 판매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더욱 증폭시켰다.

트럼프와 머스크의 대화는 2024년 대선을 3개월 앞둔 중요한 시점에 이뤄졌다. 해리스가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후 선거 판도가 흔들리면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여름 내내 유지했던 우위를 해리스가 지우고 모금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다.

행사 시작 후 20분 동안 트럼프는 지난달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있었던 자신에 대한 암살 시도를 회고했다. 그는 10월에 그 도시로 돌아가 선거 유세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미국-멕시코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을 비판하고, 민주당이 2024년 선거에서 불법적으로 투표하도록 이주를 장려하고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머스크는 공화당 후보가 합법적 이민을 "지지한다"고 말하면서도 미국이 "불법 이민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아프리카 출신으로 자신을 "합법적 이민자"라고 표현한 머스크는 "불법 이민자 대부분이 실제로 좋은 사람들이지만, 국경을 통과하는 사람들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없으면 차이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들은 합법적으로 들어와야 한다. 그들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해리스가 행정부 초기에 이민의 근본 원인을 다루는 포트폴리오를 맡았다는 점을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Alejandro Mayorkas) 국토안보부 장관 같은 다른 관리들이 국경 상황에 대해 더 직접적인 책임을 지고 있었다.

해리스 캠프의 대변인 조셉 코스텔로(Joseph Costello)는 행사 종료 후 성명에서 "트럼프의 전체 선거 운동은 일론 머스크와 자신 같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이들은 자기도취적인 부자들로, 중산층을 팔아넘기고 2024년에 실시간 방송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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