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판사가 구글을 독점기업으로 규정했지만, 인터넷 검색의 대명사가 된 검색엔진에 대한 대안 마련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구글의 항소로 최종 판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으며, 그 사이 인공지능(AI) 발전으로 인한 기술 변화가 판결의 영향을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아밋 메타(Amit Mehta) 연방 판사는 구글을 '무자비한 독점기업'으로 규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구글의 항소로 최종 판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AI 기술의 발전이 인터넷 검색 환경을 더 빠르고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오픈AI의 챗GPT나 구글의 제미니 같은 AI 제품의 발전이 미 법무부가 약 4년 전 제기한 반독점 소송의 최종 판결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메타 판사의 277페이지에 달하는 판결은 구글에 새로운 도전을 제시했다. 구글은 이제 선도기업에서 법적 제약에 직면한 기업으로 입지가 바뀌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 투자를 통해 AI 분야에서 조기 성과를 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구글이 40여 년 전 AT&T가 전화 자회사들을 분사한 것처럼 사업을 분할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하지만, 이는 가능성이 낮은 극단적 시나리오로 평가된다.
선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CEO는 앞으로 이어질 법적 공방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고, 애플의 아이폰 출시로 인한 모바일 컴퓨팅 혁명만큼이나 혁명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AI 기술로의 산업 전환에 집중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구글은 20년 넘게 다른 어떤 것보다 월등히 우수한 검색엔진을 구축하고 유지해 왔을 뿐 잘못한 것이 없다는 주장을 바탕으로 항소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소비자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빙, 덕덕고, 최근의 AI 기반 대안인 퍼플렉시티와 챗GPT 등 다른 옵션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메타 판사는 판결에서 구글 검색엔진의 품질을 칭찬하고 초기에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았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지난 10년간 부당한 전략을 통해 리더십을 유지했다고 결론 내렸다. 주로 아이폰과 다른 기기들의 기본 검색엔진으로 자리잡기 위해 수익성 높은 계약을 체결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이러한 계약은 2021년에만 260억 달러에 달했으며, 소비자들이 수동으로 설정을 변경하지 않는 한 구글이 자동으로 검색 요청을 처리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구글은 경쟁사들이 얻을 수 없는 귀중한 데이터를 수집해 검색엔진을 개선할 수 있었다.
메타 판사의 판결 이후 진행될 재판에서는 이러한 기본 검색 계약을 금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는 구글뿐만 아니라 애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애플은 현재 구글과의 계약으로 연간 약 200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과 다른 제품에서 구글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한 것이 고객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구글과의 기본 검색엔진 계약이 금지된다면 애플은 자체 검색 기술 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야 할 수도 있다. 구글의 2020년 분석에 따르면 이는 300억 달러 이상의 초기 비용과 연간 70억 달러의 유지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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