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재무장관이 페이스북이 개발 중인 암호화폐 리브라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Olaf Scholz) 독일 재무장관은 베를린에서 열린 패널토론에서 "정부 정책 입안자들은 리브라와 같은 암호화폐 출현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숄츠 장관은 지난 7월 열린 G7 재무장관 회의에서 리브라와 관련해 부정적 입장을 보인 바 있다.
당시 숄츠 장관은 "리브라 출시는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계획 같다. 법률·규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리브라는 진행될 수 없다"며 "규제 기관들이 리브라에 대해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독일 규제당국이 유럽 및 동맹국과 협력해 스테이블 코인이 법정통화의 대안이 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테이블 코인은 법정통화, 단기 정부 채권, 금 등, 예측 가능한 기존 자산으로 가치를 뒷받침하는 암호화폐다. 결제 및 상거래에 적합하도록 암호화폐의 가치 변동성 문제를 잡기 위해 등장했다.
페이스북은 리브라의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달러, 유로, 엔 등 여러 주요 법정통화로 구성된 바스켓에 연동할 계획이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연합 등 주요 정부 관계자들과 금융당국은 이러한 바스켓 구조가 법정통화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 브뤼노 르 메르 재무장관은 "전 세계 20억 명이 넘는 이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의 리브라는 글로벌 단일 통화가 될 우려가 있다"며 "국가에 속한 통화 주권이 위협을 받아서는 안된다. 리브라 프로젝트가 유럽에서 허용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 브느와 꾀레 집행이사는 국제결제은행(BIS) 주관 회의에서 “스테이블 코인은 대부분 검증이 안 됐다"며 "무엇보다 글로벌 결제 시스템을 가동할 만큼의 규모로 검증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공공 정책 우선순위를 심각하게 손상시킬 수 있어, 규제 기준을 매우 높게 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각국의 이 같은 우려 속 규제 움직임에 리브라는 로비스트를 충원하는 등 각국 정부를 설득하기 위한 노력에 힘쓰고 있다.
데이비드 마커스 리브라 공동설립자는 트위터를 통해 "리브라 출시는 새로운 화폐 '생성'이 아니라, 법정통화를 활용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결제 네트워크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통화 발행 기능은 여전히 국가의 영역으로 남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