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비자금 조성 한컴 회장 차남, 보석 석방

한글과컴퓨터그룹 계열사가 투자한 가상자산으로 9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하여 유용한 혐의 구속기소된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의 차남이 조건부 석방됐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허용구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한컴그룹 차남 김모(35)씨와 한컴 계열사가 투자한 가상자산 아로와나테크 대표 정모(47)씨에 대해 전날 직권 보석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12월 5일 구속된 김씨는 111일 만에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재판부는 지난 2차 공판에서 검사와 피고인 측에 "재판부 직권으로 보석을 검토하겠다"며 "피고인들의 범행 인정 여부와 인정 금액, 도망 염려에 관한 의견서를 3월 20일까지 각각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양측 의견서를 검토한 재판부는 보석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며 피고인들이 불구속 재판을 받도록 석방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석 결정을 하면서 보석 보증금 5억원 납부(보증보험으로 갈음 가능), 주거지 제한 등을 조건으로 부여했다.

김씨와 정씨는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국내 가상자산 컨설팅 업자에 아로와나토큰 1457만여 개 매도를 의뢰해 수수료 등을 공제한 정산금 80억3000만원 상당의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을 김씨 개인 전자지갑으로 전송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22년 3월 해외 가상자산 업자에 아로와나토큰 400만개의 운용과 매도를 의뢰하고 운용수익금 15억7000만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김씨 개인 전자기갑으로 전송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씨가 이 같은 수법을 통해 약 96억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조성해 대체불가토큰(NFT) 구매, 주식 매입, 신용카드 대금 지급, 백화점 물품 구매 등 개인적으로 사용했다고 보고 있다.

아로와나토큰은 한컴의 블록체인 전문 계열사 한컴위드에서 지분을 투자한 가상자산이다. 2021년 4월 20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됐다가 작년 8월 9일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라는 이유로 상장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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