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75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미국이 보복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중국산 모든 제품에 대해 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가 앞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심화로 큰 영향을 받았던 주요국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에 어떤 변수를 가져다줄지 관심이 주목된다.
미국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일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 관세 부과를 오는 12월로 연기하며 미·중 무역갈등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뉴욕 증시를 포함한 주요국 증시가 상승하는 한편,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은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10일 만에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서 갈등에 불이 붙었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가 5,078개 품목 75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지난 23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新华社)이 전했다. 관세세칙위원회는 제품에 따라 세율은 10%나 5%로 적용할 것이며, 관세 부과는 9월 1일과 12월 15일 두 차례로 나눠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는 12월 15일부터 각각 25%, 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밝힌 새로운 부과 시점인 9월 1일과 12월 15일은 미국에 대한 맞대응 조치다. 미국이 예고한 추가 관세 부과 시일에 맞춰 중국도 똑같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관세세칙위원회는 "이번 조치는 미국의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에 대응해 다자 무역체제와 중국의 합법적인 권익 보호를 위한 것"이라며 "중국 해관법과 대외무역법, 수출입 관세 조례에 근거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서자 미국도 재보복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500억 달러어치 중국산 모든 제품에 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현재 2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중국산 재화와 제품 2,5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가 10월 1일부터 30%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추가로 남아있는 3,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재화와 제품에 대해 9월 1일부터 10%로 부과하기로 한 관세는 15%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자 이날 뉴욕증시는 급락했다. ▽다우존스지수는 623.34포인트(2.37%) 하락한 25,628.90을,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75.84포인트(2.59%) 하락한 2847.11을, ▽나스닥종합지수는 239.62포인트(3.00%) 하락한 7751.77을 각각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영국 어드밴스드 파이낸셜 네트워크(ADVFN)의 최고경영자(CEO) 클렘 체임버스(Clem Chambers)의 기고를 통해 "비트코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새로운 금, 안전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증시도 큰 충격을 받았다. 글로벌 경기 악화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주요지수는 급락했다. 26일 오전(한국시간)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1.62% 하락한 1,916.75를 기록했으며, ▽코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2.86% 내린 591.52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에 같은 시각 암호화폐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3.14% 상승한 10,455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더리움은 1.17% 오른 192.5달러를, △리플은 1.80% 상승한 0.27달러를, △비트코인 캐시는 1.94% 오른 312.61달러를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