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법원이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전 테라폼랩스 대표의 미국 인도 결정을 뒤집고 한국 송환을 결정한 가운데, 미국 법무부가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8일 블룸버그는 "이날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권도형 테라 전 대표의 한국 송환을 결정했지만 미국 법무부는 국제 및 양자 간 협정과 몬테네그로 법에 따른 신병 인도를 계속해서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권도형 측 변호인단은 한국 송환을 선호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일부 법률 전문가들은 한국 법원에서 가벼운 처벌이나 무죄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몬테네그로는 지난달 21일 한 차례 미국 인도를 결정했지만, 이에 대한 권씨 측 항소를 받아들이며 결정을 번복했다.
안드레이 밀로비치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이 범죄인 인도를 최종 승인할 경우 권도형 전 대표는 늦어도 이달 안에 한국으로 송환될 예정이다.
이날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권씨의) 구금 기간이 많이 남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정식 통보를 받게 되면 외교부, 몬테네그로 당국 등과 협의해서 신속하게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도형 전 테라 대표는 2022년 5월 붕괴한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루나(LUNA)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이다.
코인은 알고리즘을 통한 안정적인 가격 유지, 투자 고수익, 실물 전자상거래에서의 이용 지원 등을 내세워 시가총액 10위권까지 진입했지만 2022년 5월 단 며칠 만에 99.99% 폭락했다. 전 세계 투자자의 피해규모는 400억 달러(50조원)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투자자 28만명이 30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 검찰은 이들이 처음부터 실현될 수 없는 사업이라는 점을 인지하면서도 지속적인 허위홍보, 거래조작 등 부정한 수단을 동원해 전세계 투자자를 속이고 부당이익을 취했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 검찰은 권도형 전 대표에 대해 증권사기·배임 등 5개 혐의를, 미국은 금융사기·시세조작 등 8개 혐의를 제기하며 몬테네그로에 범죄인 인도를 요구해왔다. 인도 청구서는 각각 3월 29일과 4월 3일에 전달됐다고 알려졌다.
국내에서 모든 혐의가 유죄 판단이 내려질 경우 수십년의 형량이 나올 수 있으며 미국에서는 개별 범죄마다 형을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택하고 있어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100년 이상의 징역형이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권도형 전 대표와 측근 한창준 전 재무총괄은 도피 생활 중 2023년 3월 23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으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행 전세기에 탑승을 시도하다 체포됐으며 공문서위조 혐의로 재판을 받아 작년 6월 4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었다.
한씨는 6일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 한국으로 송환됐으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전자금융거래법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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