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현물 ETF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최근 이더리움 반등의 주요 원인이 아니라는 진단을 내놨다.
26일(현지시간) 더블록은 번스타인 보고서를 인용, 이더리움 3000달러 돌파의 촉매제는 ▲이더리움 공급 역학과 ▲리스테이킹 프로토콜 ▲덴쿤(Dencun) 업그레이드 기대감 ▲유니스왑 수수료 전환 등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되고 일평균 2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 가능성은 시장의 핵심 화두가 됐다. 블랙록, 피델리티, 프랭클린 템플턴 등 유력 금융기관들이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를 추진 중이다.
최근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 에릭 발츄나스는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아크·21셰어스 신청 건에 대한 최종 결정일인 5월 23일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할 가능성이 70%라고 전망했다. 스탠다드 차타드는 이더리움이 ETF 승인에 따른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을 모방할 경우 400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번스타인 애널리스트 팀은 "2024년 중반까지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면서 "이더리움의 반등은 ETF가 아닌 다른 촉매제가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번스타인 전문가들은 과소평가된 촉매제 중 하나로 디플레이션 상태의 이더리움 공급 매커니즘을 지목했다. 이들은 2022년 9월 머지(Merge) 업그레이드를 통해 지분증명으로 전환된 이후 이더리움 공급이 0.2% 감소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는 스테이킹 검증자에게 수익을 제공하는 트랜잭션 수수료 모델만으로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지속 가능한 상태였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한 "수수료 소각 메커니즘이 이더리움 발행량(Emission)을 상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테이킹을 통해 이더리움 공급량이 탈중앙 금융(DeFi, 디파이) 스마트 컨트랙트에 잠겨있다는 점도 또 다른 상승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더리움 공급량 중 이더리움에 스테이킹된 물량은 이달 초 처음 25%에 도달했다. 스마트 컨트랙트에 잠긴 이더리움 물량도 사상 최고치인 35%를 기록하고 있다.
애널리스트 팀은 이로 인해 거래소의 이더리움 물량이 사상 최저치인 11%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의 거래소 물량 비율 12%보다 약간 낮은 수준으로, 암호화폐 수요 증가의 반사적인 피드백 루프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더리움 스테이킹 모델을 통해 다른 프로토콜 출시도 빨라지고 더 많은 스테이킹 수요를 만들고 있다면서 리스테이킹 프로토콜 '아이겐레이어'를 언급했다.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아이겐레이어는 현재 약 84억 달러의 TVL을 기록하고 있다.
투자은행 전문가들은 2024년 3월 13일 예정된 이더리움의 덴쿤 업그레이드도 이더리움 상승 배경으로 짚었다. 덴쿤은 아비트럼, 옵티미즘 같은 레이어2의 데이터 비용을 절감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번스타인은 "레이어2의 낮은 수수료와 높은 처리량은 단기적으로 레이어1 혼잡을 낮추지만, 상호 운용 가능한 여러 레이어 1, 레이어2, 레이어3로 구성된 이더리움 생태계 전반의 거래량을 높여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밖에도 코인베이스·SEC 소송에 따른 토큰 규제 명확화 전망, 유니스왑의 수수료 공유 매커니즘 제안에 따른 토큰 경제 개선 기대 등 디파이의 부활 움직임 역시 이더리움 활동과 가치 창출을 촉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더리움은 올 들어 현재까지 41% 상승하며 비트코인(32%)을 능가하는 실적을 내고 있다. 현재 전일 대비 4% 오른 3226달러를 기록 중이다.
번스타인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옵티미즘, 아비트럼, 폴리곤, 링크, 리도, 솔라나, 유니스왑 등 다중 암호화폐를 추종하는 포트폴리오는 2023년 7월 출범 이후 97% 상승하며 처음으로 비트코인 단일 포트폴리오(77%) 대비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암호화폐 강세장이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는 신호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