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채택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현금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15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에서 "CBDC가 안전하고 저렴한 현금 대체재가 될 수 있다"면서 CBDC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CBDC는 유통 비용이 많이 드는 섬나라에서 현금을 대체하고 은행 계좌 보유율이 낮은 지역에서 금융 포괄성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선진 경제에서는 탄력성을 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변화의 바람을 따르고 CBDC 사용 방안을 모색할 것'을 촉구했던 2018년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전 총재의 연설을 인용하며 "5년이 지난 현재 CBDC 여정의 최근 현황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들은 실제로 CBDC 항해를 시작했다"면서 "많은 국가들이 CBDC를 연구하고 개발을 위한 규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목적지에 도달한 건 아니라며 "여전히 혁신의 여지가 많고 활용 사례에 대한 불확실성도 많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
IMF 총재는 "지금은 돌아갈 때가 아니다"라며 각국 통화 당국에 지속적인 CBDC 연구개발을 촉구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CBDC 활용 사례가 명확하지 않은 국가들이 있겠지만 미래 CBDC 도입 가능성에 열려 있어야 한다"면서 "공공 부문은 미래에 CBDC와 관련 결제 플랫폼을 배치하기 위해 계속해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설계 초기부터 CBDC를 활용한 국경 간 결제 지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아울러, 인공지능이 정확한 신용 점수와 개인 맞춤형 지원을 통해 CBDC의 강점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속하고 정확한 신용 점수를 제공함으로써 금융 포괄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며 "금융 문해력이 낮은 이들에게 맞춤형 지원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보안을 보호하고 내재된 편향을 방지하여 불평등을 영구화하는 것이 아니라 완화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신중하게 관리한다면 인공지능이 이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MF에 따르면 전 세계 60%에 해당하는 약 100여개 국가가 CBDC를 실험하고 있다. IMF는 9월 보고서에서 "CBDC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면서 "이미 여러 중앙은행들이 시범 출시하거나 정식 발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애틀랜틱카운슬 데이터에 따르면 6월 기준 CBDC를 정식 발행한 국가는 11곳이다. 바하마, 자메이카, 나이지리아는 소매 CBDC를 제공하고 있다. 53개국은 발전된 연구개발 단계를 밟고 있으며 46개국은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국제결제은행(BIS)의 설문조사에서는 86개 중앙은행 중 93%가 CBDC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답했으며, 58%는 중단기적으로 소매 CBDC 발행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BIS는 최근 연구에서 "CBDC를 통한 국경 간 결제는 설계 방식 및 규제에 따라 외화 획득, 보관, 지출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