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기 이후 메타버스 열기가 식었지만 기술은 동일한 가치를 구현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쉬 드린 하버드 이노베이션랩스 웹3 어드바이저는 2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서울메타위크(SMW 2023)'의 첫 기조 강연에서 '다가오는 미래: AI, 메타버스, 웹3가 인간의 한계를 확장시키는 방법'을 주제로 메타버스의 발전 현황과 기술이 구현할 미래 청사진을 공유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메타로 전환한 2021년 뜨거웠던 메타버스 관심이 줄면서 '메타버스가 죽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생성형 인공지능 챗GTP의 부상이 기술 관심을 차지하고, 메타(전 페이스북)가 수익성을 내지 못하면서 기술에 대한 회의적인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관련 용어 사용 빈도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다만 조쉬 드린은 이 같은 부정적인 전망은 "메타버스가 구현하는 것에 대한 좁은 인식에 따른 판단"이라며 메타버스 기술이 여전히 다양한 모습과 이름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용어가 아니라 어떤 가치를 생성하는지가 중요하다"면서 "기술이 개인과 사회, 국가, 전 세계에 생성하는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플이 비전프로 헤드셋을 출시하면서 메타버스, 가상현실, 확장현실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공간컴퓨팅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이미 전 세계가 메타버스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면서 "기술 가치를 인식하고, 함께 참여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낙관했다.
세계경제포럼 데이터에 따르면 일상의 확장현실 활용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수준은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미국은 40%, 한국은 60% 이상이라고 밝혔다.
어드바이저는 메타버스가 아직 살아 있다는 내용의 하버드비즈니스리뷰 기사에서 한국 정부가 기술에 보인 헌신과 투자가 언급된 사실을 공유하면서 "한국의 메타버스 활동에 큰 인상을 받고 있다"고도 밝히기도 했다.
벤처 투자 규모 역시 단기적으로는 감소했지만, 지난해 이미 회복세를 보이며 2017년 이후 4배 정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용자 당 100달러 이상을 메타버스에 지출하고 있다는 점, 전세계 수억 명이 헤드셋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커머스, 하드웨어 부문 등 모든 부문에서 전반적으로 상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7년 동안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보수적으로 4배, 낙관적으로 보면 9배 성장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산업 측면에서의 메타버스 활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BMW는 공장 여건을 확인할 수 있는 메타버스 환경을 구축 중이며, 이를 통해 30%의 효율성 증가와 비용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메타버스 구현을 통해 매년 12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기대하는 지멘스 등도 언급했다.
어드바이저는 특히 나이키가 메타버스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나이키의 메타버스 생태계에 이미 600만명이 유입돼 있으며, 관련 사업부가 전체 기업 매출 26%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터테인먼트 부문 선두주자로는 디즈니를 거론하면서 "정적인 2D 엔터테인먼트의 시대에서 더 역동적인 스토리텔링 콘텐츠의 세계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쉬 드린은 메타버스가 업무 환경도 혁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생산성에 치중하고, 업무 만족도를 고려하지 않는 기존 업무 환경이 점점 효율성을 낮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웹2 기업의 웹3 기업 전환을 돕는 작업들이 이를 개선하는 굉장히 흥미로운 성과들을 내고 있다"면서 "생산성과 직무 만족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 중심의 웹3 업무 환경이 직장 체류 의사 30%, 주가 당 수익률 147%, 고성과 확률을 47% 증가시켰다고 덧붙였다.
타 기술에 관심이 쏠린 것에 대해서는 "인공지능, 웹3, 블록체인, XR, 메타버스는 서로 격리된 상태가 아니라 공통 부분을 가지고 함께 성장하고 있다"면서 "모든 기술은 다른 기술 안에서 활용되며 기능 범주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메타버스는 결코 죽지 않았다"면서 "개발자들은 여전히 실제적인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형태는 계속 달라지겠지만, 기술은 변함 없이 사람이 상호작용하고 일하는 방식, 일상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조쉬 드린은 "건강한 회의주의와 비판은 필요하며 인류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기술이 발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혁신 기술은 시장 판도를 바꾸고, 새로운 고객 집단을 위한 가치를 만들 것"이라면서 "곧 도래할 시대를 함께 구축해가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메타위크는 TV조선, 크리스앤파트너스, 언오픈드가 주최하고 메타버스포스트, 토큰포스트가 공동 주관하는 행사로, 이달 29일부터 30일까지 양일간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다.
이번 서울메타위크에서는 메인 컨퍼런스를 비롯해 다양한 사이드 이벤트, 네트워킹 리셉션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개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