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채한도 문제와 영국 물가상승 우려에 비트코인 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주 동안 비트코인은 암호화폐 규제·거시경제 불확실성 속에 2만6500 달러에서 2만7500만 달러 사이 보합권에 갇혀있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디폴트 상황에 대한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경고과 예상치를 웃도는 영국 소비자물가에 시장은 크게 하락했다.
8시 10분 토큰포스트마켓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3.18% 하락한 2만6347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2.9% 하락한 1799.09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암호화폐도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라이트코인과 솔라나는 각각 5.2%와 3.6% 이상 하락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 정부가 부채한도 증액을 하지 않으면 내달 1일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며 다시 한번 위기 상황을 경고했다.
협상 가능 시간이 열흘 가량 남은 가운데 채무불이행(디폴트)을 피하기 위한 협상에 진전이 있었는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영국의 높은 물가는 영란은행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면서 암호화폐 시장 하락을 촉발했다. 비트코인은 일시적으로 2만6200달러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영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6.8%로 199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 6.2%를 크게 상회했다.
이날 오후 공개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위원들이 금리 방향을 두고 이견을 보이는 모습이 나타났다. 다만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미국 주가지수 역시 매도 압력을 받아 3대 지수 모두 하락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0.77%, S&P500 지수는 0.72%, 나스닥 지수는 0.61%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이에 몇 달 동안 약화됐던 주식과 암호화폐 두 자산 가격 상관관계가 일시적으로 회복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거시경제 상황이 투심을 악화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촉매제가 나올 때까지 시장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핀테크 플랫폼 유호들러(YouHodler) 시장 책임자 루슬란 리엔카(Ruslan Lienkha)는 코인데스크에 "금융시장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주식과 암호화폐가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리엔카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금융 기관은 자산을 조정하며 디폴트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이는 금융 시장 참여자들에게 추가적인 압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립토 트레이드의 저자 글렌 굿맨(Glen Goodman)은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비트코인은 전통적인 안전자산 금 가격과 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비트코인 투자 결정을 설명할 일관된 동기가 부족하다"며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통합된 내러티브가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 트레이딩 기업 QCP는 더블록에 "부채한도는 현재 암호화폐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내러티브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기업은 "비트코인 시장이 유지된 것은 최근 은행권 위기에서 학습한 투자자들은 부채한도 협상 결렬(no-deal) 시나리오에서 비트코인이 최선의 고베타 헤징 수단이라는 것을 학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기적으로 비트코인 상승을 전망한다"면서 "부채한도 협상 타결 시 비트코인은 다른 시장과 빠르게 동기화될 것이며, 노딜 시나리오에서는 쉽게 올해 최고치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