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벤처투자사 '안드리센호로위츠(a16z)'는 미국 규제 접근법이 현지 암호화폐 산업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16z는 11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 '스테이트오브크립토(State of Crypto)'에서 "규제 압박이 커지면서 미국이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주도권을 잃고 있다"고 주장했다.
투자사는 보고서의 투자·정책 섹션에서 미국 내 암호화폐 활동 수준을 측정하는 몇 가지 지표에서 감소 추세가 나타났다는 점을 짚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암호화폐 개발자 40%가 미국에 근거지를 두고 있었지만, 해당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 30% 미만까지 떨어졌다.
암호화폐 웹사이트의 트래픽 중 미국 거주 이용자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3년째 감소 중이다.
코인게코, 코인마켓캡, 이더스캔 같은 유명 암호화폐 웹사이트에서 미국 이용자 비율은 2019년 23%에서 지난해 15%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a16z는 "새 비즈니스 모델이나 기술을 금지하는 것은 혁신과 일자리 기회를 다른 곳으로 몰아내 미국의 가치를 손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법적인 기업과 고객은 은행 협력 관계부터 데이터 프라이버시까지 금융 서비스와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16z는 암호화폐 분류 방식에 영향을 미칠 SEC와 리플 소송을 비롯해 규제 당국과 업계 간 갈등과 FTX, 보이저, 셀시우스 등의 파산 소송 등이 올해 미국 규제 지형을 형성해갈 것이라고 봤다.
이 가운데 투자사는 "미국 규제가 더욱 명확해질 수 있도록 당국이 새로운 규칙과 지침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 책임금융혁신법, 디지털상품소비자보호법, 디지털상품거래소법 등 암호화폐 관련 법안도 거론했다.
해당 보고서는 최근 암호화폐 업계에 대한 규제 단속 조치가 확대되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크라켄에 30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서비스형 스테이킹(staking-as-a-service) 상품 지원을 중단시켰으며, 얼마 안 돼 코인베이스에도 기소 예정 통지서를 발송했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바이낸스와 창펑 자오 CEO를 파생상품 거래 규정 위반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