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민간 부문을 약탈하고,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자유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 '카토연구소(Cato Institute)'는 공식 채널을 통해 CBDC가 특별히 제공하는 편익 없이 금융 프라이버시와 경제적 자유에 심각한 위험을 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미국 정부가 연준 이사회가 지원하는 CBDC '디지털 달러' 발행을 조사 중"이라면서 "이는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자유 시장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금융 감시 확대에 금융 시스템 불안정까지 미국 시민에게 막대한 비용을 부담시키는 CBDC를 발행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싱크탱크는 "CBDC가 미국 경제에 설 자리가 없어야 한다"면서 "의회는 연준과 재무부가 어떤 형태로든 CBDC를 발행하지 못하도록 명시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토연구소가 CBDC를 반대하는 주된 원인은 CBDC를 통한 추적·통제 우려, 시장 자유도 저해, 사이버 보안 위험 등이다.
보고서는 "민간 부문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연방 정부보다 더욱 탈중앙화돼 있다는 명확한 장점을 가진다"고 말했다.
국세청이 공격을 받으면 3억3300만 미국 시민이 위험에 처하지만, 민간 금융기관이 공격을 받으면 일부 시민만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CBDC가 금융 포괄성, 신속한 지불, 통화 정책 효과, 달러 지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들은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융 포괄성 문제는 이미 상당 부분 해결됐다고 주장하며,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금융 소외 계층 설문조사를 인용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온라인·모바일 뱅킹 옵션이 늘면서 금융소외계층 비율은 2011년 8.2%에서 2021년 4.5%까지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토연구소는 "CBDC가 출시될 수 있는 5~10년 이후 해당 비율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금융소외계층 중 72% 이상은 은행 계좌 이용에 관심이 없다"고도 말했다.
계좌 개설 및 이용을 위한 비용이 부족한 경우도 있지만 프라이버시 보호, 은행 불신 등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사례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싱크탱크는 연준의 CBDC 대중 의견 수렴 결과를 인용하면서, "CBDC가 뚜렷한 이점 없이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미국 시민들이 이미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CBDC에 대해 67%가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으며 중립은 21%, 긍정적인 입장은 12%에 그쳤다.
카토연구소는 "CBDC 발행을 반대한 2052건의 의견서 중 60% 가량은 금융 프라이버시와 자유, 은행 시스템에 대한 위협 등을 언급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의 CBDC 발행 여부와 발행 시기는 불분명하다. 연준은 올해 7월 실시간 결제를 위한 자체 서비스 페드나우(FedNow)를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