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암호화폐 투기 과열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반면 암호화폐의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는 육성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 총리는 지난 14일 서울 종로 CGV피카디리1958 극장에서 페이스북 친구 20명과 영화 '1987'을 관람한 뒤 인근 호프집에서 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총리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나눴다.
이 총리는 “키코(KIKO) 사태를 보면 개인의 탐욕 때문에 덤볐다가 안 되면 정부 탓하고 그랬다"며 "(암호화폐 역시 추후 문제가 생긴다면) 그땐 정부를 탓할 것"이라고 말했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변동하면 약정한 환율에 외화를 팔 수 있는 파생금융상품을 말한다. 수출 중소기업들이 대거 가입했다가 2008년 금융위기 때 원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상당수가 도산하는 등 큰 피해를 봤다.
반면 이 총리는 암호화폐의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는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이 총리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하나인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는 블록체인을 규제할 생각이 분명히 없다. 육성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지 암호화폐가 이상과열 현상을 보이고 그 뒤에 올 것이 뭔가 정부도 두렵다"며 "‘질서 있는 퇴장을 시키겠다’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정부 고민이 그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 총리는 "경제 전문 신문마저 블록체인 규제라고 톱으로 기사를 올렸다"고 지적하며 블록체인이 아닌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규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이 총리는 지난해 11월 28일 국무회의에서 “(암호화폐 문제를) 이대로 놔두면 심각한 왜곡현상이나 병리현상이 벌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법무부 등 관계부처가 이 문제를 들여다볼 때가 됐다”고 말한 바 있다.
강성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