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소재 암호화폐 친화 은행 시그니처 뱅크(Signature Bank)가 기존 암호화폐 관련 예치금 100억 달러(한화 약 13조2500억원)를 80억 달러(한화 약 10조6000억원) 수준까지 축소할 것이라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시그니처 뱅크는 총 예금 1030억 달러(한화 약 136조4750억원) 가운데 약 23.5%가 암호화폐 관련 예치금인데, 이 비중을 15% 수준까지 줄이겠다는 방침이다"고 말했다.
특히 시그니처 뱅크는 여러 암호화폐 중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을 퇴출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는 서클(Circle)을 비롯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게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클은 작년 4월 미국달러 코인(USDC)의 예금을 위한 주요 금융 기관으로 시그니처 뱅크를 추가한 바 있다.
조 드파올로(Joe DePaolo) 시그니처 뱅크 최고경영책임자(CEO)는 "특히 스테이블 코인과 해당 분야의 다른 선택지를 살펴볼 때 자본을 활용하는 더 좋은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정책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파산한 암호화폐 거래소 에프티엑스(FTX) 역시 시그니처 뱅크의 고객이었다. 시그니처 뱅크 관계자는 "FTX의 예금은 은행 전체 예금의 0.1% 미만이다"고 발표했지만, FTX 파산으로 인해 지난달 시그니처 뱅크의 주가는 20% 가량 하락했다.
시그니처 뱅크는 경쟁사인 실버게이트 뱅크(Silvergate Bank)와 함께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암호화폐 친화적인 은행 중 하나로 여겨져 왔다.
지난 6일(현지시간) 앨리자베스 워렌(Elizabeth Warren) 미국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은 시그니처 뱅크가 FTX와 자매 회사인 알라메다 리서치(Alameda Research)간의 송금을 용이하게 하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