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차세대 웹 패러다임으로 웹 3의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기반기술로서 블록체인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시범사업들을 진행해 왔다. 대부분은 블록체인 기술을 실생활에 활용하기 위한 노력들이라고 할 수 있다.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기술의 가치는 탈중앙화와 데이터의 무결성 및 투명성에 있다. 또 이용자에게 데이터의 자기결정권을 확실하게 보장해 줄 수 있는 기술이다. 웹 3의 논의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블록체인 기술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주관하는 ‘2022년 블록체인 공공분야 시범사업’에 서울특별시가 제안기관으로 참여 중인 ‘블록체인 기반 공공일자리 표준 전자근로계약 및 이력관리 플랫폼’사업은 웹 3시대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정부 주도 공공 일자리 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함과 동시에 관리 업무의 효율 상승을 꾀한다. 또한, 근로 데이터의 자기주권 확보를 통해서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계약 당사자 간의 분쟁을 감소시키는 것이 사업의 목적이다.
공공일자리 사업은 중장년층 뿐만아니라 취업준비생, 대학생, 경력단절여성 등이 취업에 필요한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일자리를 제공하여 고용여건의 개선 및 생활 안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서울시의 공공일자리 규모는 2019년 기준 연간 1만 5천명에 달하며 정부는 매년 공공일자리 사업에 30조 이상의 재원을 투입(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 추경 포함)하고 있다. 이들 사업은 사업별로 신청자격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고 참여하는 근로자에게는 이러한 근로경력을 통해 축적한 경험을 경력으로 연결시켜 증빙으로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공공일자리 사업의 특성을 반영한 전자 근로계약 및 이력 관리 플랫폼의 부재로 인해서 행정 업무의 비효율과 참여자들의 불편함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공일자리 참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계약 체결이 필요한데 현재는 우편 수령이나 직접 방문을 통해서 서명 후 계약서를 교환하거나 단순 전자 매체(이메일, SMS 등)를 이용, 서로 확인하는 수준이라 비효율적이며 분쟁의 소지가 있다.
또한, 본인의 근무이력 증명을 받기 원하는 참여자는 오직 사업 담당자 대면을 통해서만 근무이력을 증빙 받을 수 있고 담당자가 변경되거나 조직이 없어지는 경우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참여자 입장에서 번거로운 것이 사실이다.
사진=서울시 블록체인 기반 공공일자리 전자근로계약 플랫폼 구축 개념도
이번 서울시의 사업은 서울시가 유관 기관과 함께 수행하는 공공일자리 사업의 근로계약을 블록체인 DID(Decentralized IDentification) 기반의 전자계약으로 대체한다. 체결된 전자계약의 메타정보는 해시처리되어 블록체인에 저장되기 때문에 계약서의 위변조 방지를 통한 전자계약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근로자들이 공공일자리 사업에 지원할 때 스스로 자격을 증명하고 참여한 후에도 경력을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바일 환경에서의 활용성이 높아짐에 따라 청장년층은 물론 공공일자리 사업 참여 근로자 전체의 편의성이 향상되고 행정 업무의 비효율화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블록체인 기술이 가지고 있는 제일 큰 어려움은 제한적인 실물 경제 분야에만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 산업 정책, 사회적 측면에서 다양한 제약과 저해요인이 존재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기술 본질적 특성을 활용한 적용 사례 발굴이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금번 서울시가 추진하는 ‘블록체인 기반 공공일자리 표준 전자근로계약 및 이력관리 플랫폼’ 사업이 블록체인 기술의 실물 경제 도입을 가속화시키는 모범 사례가 되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