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미국 법무부가 되찾은 '비트파이넥스 해킹 피해 자금'에 대한 소유권을 두고 거래소와 이용자 간 갈등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비트파이넥스는 2016년 8월 2일 해킹 공격을 받아 11만9755 BTC를 도난당했다. 1000달러 미만이었던 당시 시세로 7200만 달러(한화 약 850억원) 상당의 손실을 입었다.
약세장이 지속되면서 올 들어 60%, 최고점 대비 70%가 빠졌지만, 비트코인은 당시보다 10배가 넘는 1만 90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법무부는 해킹 관련 용의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도난 암호화폐를 일부를 회수했으며 이는 38억 달러(한화 약 4조3070억원) 상당이라고 발표했다.
해킹 피해를 입은 비트파이넥스 이용자 프랭키 카바조스는 "인생에서 가장 크게 안도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해킹 공격으로 15 BTC를 잃었는데, 현 시세로 하면 가치가 28만5000달러(한화 약 4억1000만 달러)에 달한다.
카바조스를 비롯한 피해자들은 잃어버렸던 암호화폐를 돌려받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회수 암호화폐에 대한 소유권을 갖게 될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법무부 발표 직후 비트파이넥스는 성명을 통해 "비트코인 반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법무부와 협력하고 적법한 절차를 따르겠다"며, 비트코인 소유권이 거래소에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해킹 이후 피해 이용자들에게 현금화할 수 있는 토큰을 제공해 이미 보상을 마쳤다는 주장이다. 거래소 측은 "피해 이용자들은 당시 거래소가 보상으로 제공한 토큰을 팔아 현금화하고 비트코인을 매입할 기회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피해자들은 거래소 보상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바조스는 "거래소가 고객에게 보상 토큰을 떠넘기고 다른 선택권을 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단 비트파이넥스는 보상 토큰을 지급하기 앞서, 손실분을 전체 이용자로 분산시켜 피해 이용자 뿐 아니라 전체 계정이 보유 자산의 36%에 해당하는 손실을 감수하도록 했다.
비트파이넥스가 생성해 지급한 첫 보상 토큰은 BFX이었다. 거래소는 1달러 당 1 BFX 토큰을 지급했지만, 실제 시장에서 약 20센트에 거래됐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실질적인 보상은 없었다"는 주장이다.
거래소는 "토큰이 1달러에 도달하기 전에 토큰을 매도한 것은 이용자 본인의 결정"이라면서, 이후에도 RRT, LEO 등 다른 토큰을 생성해 BFX 토큰을 거래소의 법인인 '아이파이넥스(iFinex)' 지분으로 전환할 기회를 제공하는 등 피해 보상이 충분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비트파이넥스는 "비트코인이 반환되면 80%를 RRT 토큰 상환과 LEO 토큰 바이백 및 소각에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피해금을 암호화폐가 아닌 현금을 통해 보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자금 처분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자금 피해를 입은 피해자, 개인, 법인이 법원을 통해 자금 배분 문제를 다뤄야 할 것이라는 입장만 내놓은 상태다.
데이빗 실버 암호화폐 전문 변호사는 자금 소유권이 불분명해 큰 분쟁이 될 것이라면서 관련 소송에 수억원이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도난 암호화폐를 세탁하다가 체포된 헤더 모건과 일리야 리히텐슈타인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유죄 판결이 나면 이들은 최대 25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