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암호화폐에 대해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텔아비브 증권 거래소에서 암호화폐 기반 기업의 주식거래를 금지하는 한편, 중앙은행은 디지털화폐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슈무엘 하우저 이스라엘 증권국(ISA) 의장은 "다음 주에 열리는 ISA 이사회에서 암호화폐 기업들의 주식 거래를 금지하는 제안서를 내겠다"고 밝혔다.
하우저 의장은 "주 사업이 암호화폐인 기업은 더 이상 주식거래를 허용하지 않겠다"며 "이미 상장된 경우에도 거래를 금지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텔 아비브 주식거래소에는 암호화폐 관련 기업 블록체인마이닝과 판타지네트워크 두 업체가 상장돼 있다.
블록체인마이닝은 금속 채굴에서 암호화폐 채굴로 업종을 변경한 뒤 불과 몇 달 만에 주가가 5000% 치솟았다. 게임 회사였던 판타지네트워크도 블록체인 분야를 연구하겠다고 밝힌 뒤 주가가 네 배 이상 급등했다.
이처럼 이른바 블록체인·암호화폐 관련 테마주가 주식시장 과열을 불러오자 ISA는 관련 기업 상장 및 거래 금지 등 강경한 조치로 주식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스라엘은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는 사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세계 중앙은행들이 디지털화폐 발행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스라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하 경제가 국내총생산(GDP)의 22%를 차지하고 있어, 정부는 여러 해 전부터 현금 유통량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디지털화폐를 발행해 지하 경제에서 유통되는 화폐를 양지로 끌어내 세수를 확보하고, 국민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강성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