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메신저 텔레그램이 사용자명과 채널 링크를 '대체불가토큰(NFT)'처럼 경매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를 구상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CEO는 자신의 개인 채널을 통해 "텔레그램의 사용자명과 채널 링크를 NFT처럼 경매에 부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텔레그램 CEO는 "보유자가 관심자에게 '사용자명'을 안전하게 전송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상에서 소유권을 보장하는 NFT처럼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안전한 사용자명 거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텔레그램 CEO는 최근 TON(The Open Network, 톤)이 실시한 성공적인 도메인·월렛명 경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TON은 '.ton'로 끝나는 2000개 이상의 도메인명을 판매해 총 239만2002 톤코인(toncoin)을 벌어들였다. 당시 톤코인의 개당 가격 1.29 달러를 적용하면 총 약 300만 달러(한화 약 40억236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가장 비싸게 팔린 도메인명은 21만5250 톤코인(한화 약 3억4871만원)에 판매된 'Wallet.ton'이다. 'casion.ton'은 20만 톤코인(한화 약 3억2724만원), 'bank.ton'은 15만7500 톤코인(한화 약 2억 7249만원)에 팔렸다.
두로프는 7억 이용자를 가진 텔레그램 내 '사용자명', '그룹명', '채널 링크'를 경매에 부칠 수 있게 되면, TON 이상의 성공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storm', '@royal' 같이 기억하기 쉬운 수백만개의 텔레그램 주소명뿐 아니라 '@bank', '@club', '@game', '@gift' 등 4글자로 된 사용자명도 판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채널명, 스티커, 이모티콘 등 텔레그램 생태계 내 다른 구성 요소들도 마켓플레이스에 올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블 두로프는 TON 블록체인을 마켓플레이스의 기반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확장성과 속도를 고려했을 때, TON은 이같은 탈중앙 판매를 지원할 최고의 기술일 것"이라면서 "TON을 마켓플레이스의 기반 블록체인으로 작업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두로프 CEO는 "TON의 스마트 컨트랙트 언어를 발명한 것이 텔레그램 팀"이라면서 "TON을 활용해 가장 강력한 스마트 컨트랙트를 작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몇 주 동안 텔레그램에 약간의 웹3 특징을 추가할 수 있는지 확인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텔레그램은 2018년 TON 개발을 위한 GRAM 토큰 세일을 진행해 17억 달러(한화 약 1조8000억원)을 조달하고 TON 블록체인과 각종 관련 솔루션을 개발했다.
하지만 2019년 10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해당 토큰세일을 미등록 증권 판매 행위로 보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2020년 3월 프로젝트를 중단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고, 텔레그램은 같은 해 6월 1850만 달러(한화 약 221억원)에 달하는 벌금과 투자금 반환, TON에 대한 권한 포기 등을 조건으로 합의 처리했다. TON에 대한 권한은 TON 커뮤니티에 양도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