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이용자가 미국 재무부의 특별지정제재대상이 된 암호화폐 믹싱 서비스 '토네이도캐시'를 통해 유명 인사들에게 이더리움을 전송하고 있다. 미 재무부의 제재 조치에 대한 항의성 행위로 풀이된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가 '토네이도캐시' 및 관련 주소 44건을 자금세탁 지원 혐의로 제재 대상에 올린지 하루 만에 한 이용자가 유명 인사 및 기업에 0.1ETH(약 22만원)를 송금하고 있다.
해당 이더리움을 수령한 개인 및 기업은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 미국 방송 진행자인 지미 팔콘, 샤킬 오닐, 퓨마, 랜디 주커버그, 로건 폴, 스티브 아오키, 우크라이나 암호화폐 기부, 데이브 샤펠, 비플 등이다.
이는 설계 상 거래 추적이 불가능한 토네이도캐시를 통해 유명 인사들에게 이더리움을 전송하여 법집행기관의 관심을 끌고 제재 조치에 항의하는 행위로 풀이되고 있다.
재무부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기 때문에 미국 개인 및 단체는 토네이도캐시의 스마트컨트랙트 주소, 블록체인과 거래하거나 사업적으로도 연결되선 안 된다. 미국인은 토네이도캐시에서 들어오는 거래를 차단하고, 자금을 동결할 할 법적 의무를 갖게 된다. 고의적인 제재 위반은 5만~100만 달러의 벌금, 10~30년의 징역형에 처하게 된다.
이에 트위터 일각에서는 이더리움 수령 내용을 캡처한 사진과 함께 '지피 팔콘은 북한 공작원', '브라이언 암스트롱이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에 걸렸다' 등의 글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처벌의 전제가 "블랙리스트에 오른 스마트 컨트랙트 주소를 '의도적'으로 접촉했을 때인 만큼, 토큰 수령 자체가 제재 위반에 해당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수의 기업들이 재무부 제재에 따라 토네이도캐시에 대한 차단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날 웹개발 플랫폼 알케미와 인퓨라아이오는 제재 대상에 오른 토네이도캐시주소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관련 프론트앤드 앱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다. 앞서, 서클도 동일한 조치를 취했으며 깃허브도 토네이도캐시 계정 및 코드베이스를 제거한 바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제재 조치가 불법 활동을 충분히 통제할 수 없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토네이도캐시도 자체 플랫폼이 해커의 자금세탁 플랫폼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몇 달 전 불법 월렛의 앱 접근을 차단했었다. 하지만 공동 설립자 로만 세메노프는 당시 "이같은 조치는 인터페이스에 대한 접근만 차단할 뿐 기반 스마트컨트랙트에 대한 차단은 되지 않는다"고 설명한 바 있다. 토네이도캐시 대체 웹사이트가 이미 개발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업계 일부에서는 제재 조치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인게이프에 따르면 인플루언서 패트릭 콜린스는 "많은 개발자가 이미 제재에 대비하고 있었다"면서 "토네이도캐시 제재 조치는 잘못된 것이며, 오히려 개인정보 보호가 약해져 해커들의 손에 놀아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암호화폐 연구 비영리 기관 코인센터의 제리 브리토 전무이사 또한 "토네이도캐시는 중립적인 회사"라면서 "모든 기술은 인터넷처럼 좋은 용도와 나쁜 용도를 함께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