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덴티티 보안 전문 스타트업 푸시 시큐리티(Push Security)가 3,000만 달러(약 432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확장과 기술 고도화에 나섰다.
2020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브라우저 기반 아이덴티티 위협 탐지 및 대응(Identity Threat Detection and Response) 플랫폼을 중심으로 공격 차단 기능을 구현해 주목받고 있다. 푸시 시큐리티의 핵심 기술은 가볍고 빠른 브라우저 에이전트를 통해 조직 내 사용자 계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피싱, 계정 탈취, 세션 하이재킹 등을 브라우저 단계에서 조기 차단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기존 접근 방식과 차별화된다.
푸시 시큐리티는 협업 도구,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SaaS 환경에서 생기는 보안 사각지대를 공략한다. 자사 플랫폼은 도난된 자격 증명, 미비한 다중 인증체계(MFA), 단일 로그인 환경 미적용 등의 약점을 자동 탐지하고 보안팀이 사전에 대응하도록 지원함으로써, 침해사고를 실행 전에 원천 차단할 수 있게 만든다.
아담 베이트먼(Adam Bateman) 최고경영자(CEO)는 “지금은 공격자들이 타깃으로 삼는 목표가 시스템이 아닌 ‘신원’”이라며 “스노우플레이크 사태처럼, 자격 증명 기반 공격은 단 한 번의 틈으로 대형 사고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회사의 기술적 특징은 사용자 브라우저 자체를 ‘보안 센서이자 제어지점’으로 활용한다는 데 있다.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을 통해 사용자의 로그인 방식이나 외부 애플리케이션 접근 행위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비인가 서비스 접속 시 정책에 따라 제한을 걸거나 경고 메시지를 표시한다. 예를 들어 직원이 약한 비밀번호로 로그인 시도할 경우, 이를 즉시 차단하고 강력한 인증을 유도하는 기능이 동작한다.
푸시 시큐리티는 빠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고객 수는 작년 동기의 약 4.8배로 증가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150만 개 이상의 엔드포인트에 자사 솔루션이 적용돼 있다. 금융, 기술,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군에 이미 침투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레드포인트 벤처스(Redpoint Ventures)가 주도했으며,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 데이터독(NASDAQ: DDOG)이 운영하는 데이터독 벤처스도 참여했다. 레드포인트의 매니징 디렉터 에리카 브레시아는 “CISO들과의 논의 결과, 브라우저가 오늘날의 보안 경계선이 됐음을 확인했다”며 “전체 사이버 공격의 80% 이상이 아이덴티티 관련인 상황에서, 푸시는 그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시리즈B까지 포함해 푸시 시큐리티의 총 투자 유치 규모는 약 4,930만 달러(약 708억 원)로 늘어났다. 이 회사는 앞서 2022년 7월에 400만 달러, 2023년 4월에는 1,500만 달러를 각각 유치한 바 있다.
기업 보안의 무게중심이 네트워크·VPN 기반의 전통 방식에서 브라우저와 사용자 행동 기반으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푸시 시큐리티는 ‘브라우저 중심 아이덴티티 보안’이라는 신흥 카테고리를 선점하며 시장의 문을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