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인프라가 갈수록 복잡해지는 가운데, 모피어스 데이터(Morpheus Data)와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의 협업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오케스트레이션과 가상화 전략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작년 8월 HPE에 인수된 이후, 모피어스는 HPE 포트폴리오 내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으며, 최근에는 VM 에센셜스(VM Essentials) 출시를 통해 단순화된 가상화 환경을 제공하면서도 유연성과 확장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브래드 파크스(Brad Parks) 모피어스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최근 실리콘앵글 미디어 산하 인터뷰 시리즈 ‘Cloud AI Journey with HPE’에서 “모피어스의 기술은 단순한 가상화 관리 도구에 그치지 않고, 클라우드 전환의 전 과정에서 기업이 직면하는 복잡성을 줄이는 디지털 전환 엔진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VM Essentials은 기존 HPE 전략과 모피어스 기술을 결합한 결과물로, 고객이 다양한 환경에서 유연하게 시작할 수 있는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VM Essentials는 리눅스 기반의 오픈소스 하이퍼바이저인 KVM(Kernel-based Virtual Machine)을 내장해 가상화 인프라의 초기 구축 장벽을 낮추는 한편, 기존 VMware 환경을 그대로 지원해 전면 교체 없이도 현대화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을 병행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에 대해 파크스는 “기술의 진화 속도에 맞춰 빠르게 확장 가능한 구조는 물론, 기존 자산도 보존하면서 차세대 오케스트레이션을 도입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서의 경쟁력은 단지 인프라의 범용성이나 기술적 완성도에 그치지 않는다. 현재 기업 IT 부서들은 인력과 예산은 제자리인 반면, 처리해야 할 작업의 복잡도와 범위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자동화, 플랫폼 사고, 오케스트레이션 역량이 필수 요소로 떠오르고 있으며, 모피어스는 HPE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AI(Private Cloud AI) 프레임워크에서 이러한 수요에 응답하고 있다.
특히 AI 워크로드처럼 연산이 집중되는 환경에서는 GPU 수천 개 단위의 리소스 조정을 안정적으로 수행해야 하며, 이를 위해 모피어스는 사용자 간 충돌을 방지하고 거버넌스를 유지하는 고급 제어 기능을 갖춘다. 파크스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와 IT 운영자가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모피어스는 유연성과 통제력을 동시에 제공하는 중간 계층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추구하는 방향은 특정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는 ‘애그노스틱(agnostic)’ 전략이다. 모피어스는 온프레미스 데이터센터, 퍼블릭 클라우드, 엣지 환경까지 다양한 인프라를 아우르며, 런타임과 하이퍼바이저 종류에 상관없이 자동화된 오케스트레이션을 제공한다. 파크스는 “우리는 런타임이 무엇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목표는 워크로드 중심의 운영 단순화”라고 밝혔다.
과거 많은 기술 인수합병이 시너지보다 통합 실패로 끝났던 만큼, 이번 모피어스와 HPE의 결합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지만, 이미 수년 간의 공동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그 효과가 빠르게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파크스는 “모피어스는 지난 수년간 HPE와 기술적으로 호흡을 맞춰 왔기 때문에, 현재 양사의 통합 결과는 단순한 비전이 아니라 현실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라는 복잡한 퍼즐에 실질적 해답을 제공하는 모피어스와 HPE의 융합은 기업 인프라 전략의 방향성을 다시금 정립하게 만들고 있다. 이들의 여정은 오는 HPE 디스커버(HPE Discover) 행사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