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이 교육 현장에 맞춘 신제품 ‘클로드 포 에듀케이션(Claude for Education)’을 공개했다. 단순한 정답 제공을 넘어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를 유도하는 이 모델은 기존 AI 학습 도구의 한계를 뒤집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앤스로픽은 4월 2일(현지시간) 클로드 포 에듀케이션을 출시하며 미국 노스이스턴 대학교, 영국 런던정경대(LSE), 미국 샘플레인 칼리지 세 곳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대규모 실사용 테스트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각 대학은 교실과 캠퍼스 전반에 AI를 도입하며 교육 혁신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이번 버전의 핵심 기능은 ‘러닝 모드(Learning Mode)’다. 이 모드에서는 학생이 질문을 하면 클로드가 직접적인 답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까?” “이 결론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와 같은, 이른바 ‘소크라테스식 질의응답’을 통해 사고를 유도한다. AI가 정답지를 쥐여주는 방식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생각의 회로를 가동하게 만드는 것이다.
앤스로픽의 이번 시도는 그간 교육계에서 문제로 지적됐던 AI의 ‘사고력 저하’ 우려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2022년 챗GPT 출시 이후, 일부 대학은 AI 기술을 전면 금지하거나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등 업계는 혼란을 겪어왔다. 실제로 스탠퍼드 대학교의 AI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고등 교육기관의 75% 이상이 여전히 명확한 AI 정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클로드 포 에듀케이션의 도입 효과는 학습 현장을 넘어 학교 전반으로 확장된다. 예를 들어 노스이스턴 대학교는 전 세계 13개 캠퍼스에서 총 5만 명의 학생과 교직원이 클로드를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단과대나 전공에 제한 두지 않고 대학 전체가 AI를 통합하는 전례 없는 접근이다. 이는 조셉 아운 총장이 주도한 ‘Northeastern 2025’ 계획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로봇 프루프(Robot-Proof)”라는 저서를 통해 AI 시대의 교육철학을 제시한 인물이기도 하다.
또한 클로드는 행정 부문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복잡한 정책 문서를 간결하게 요약하거나, 등록 및 수강 데이터 분석을 통해 대학 운영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앤스로픽은 이를 위해 400개 이상의 대학과 제휴한 네트워크 ‘인터넷투(Internet2)’ 및 러닝 관리 시스템 ‘캔버스(Canvas)’의 개발사 인스트럭처(Instructure)와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수백만 명의 학생에게 서비스 확장이 가능해졌다.
교육 업계 전반이 AI 전환의 기로에 놓여 있는 현재, 클로드 포 에듀케이션의 등장은 시장 전체에도 적지 않은 여파를 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2030년까지 글로벌 AI 교육 시장 규모가 805억 달러(약 11조 5,92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는 교육 분야가 AI의 새로운 성장 무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교수진의 AI 도입 역량은 천차만별이고, 프라이버시 문제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기술의 성능과 교수법 간의 간극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하지만 앤스로픽은 기존의 '정답 제공형' AI 모델이 아닌, 사고력 훈련 중심의 설계를 제안함으로써 AI와 교육 간의 본질적 접목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학문과 직장 현장에서의 AI 활용이 일상이 된 지금, 단순히 생각을 대신해주는 도구가 아닌 ‘더 잘 생각하게 돕는’ AI로 설계된 클로드는 교육AI 모델의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