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제조업체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 주가가 3월 31일(현지시간) 급등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글로벌파운드리즈(GFS)와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된 영향이다. 닛케이아시아는 이날 보도에서, 두 회사가 글로벌 생산 거점을 통합하는 형태의 합병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합병이 성사될 경우, 양사는 아시아·유럽·미국에 걸쳐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미국은 최근 들어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와 국산화를 정책 우선순위로 두고 있어, 이번 합병이 지정학적 리스크 감소 측면에서도 의미 있다는 평가다. 대만과 중국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미국은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내 또는 동맹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UMC는 합병설 보도 이후 뉴욕증시에서 약 9% 급등했으나, 글로벌파운드리즈 주가는 큰 변동이 없었다. 현재까지 양사는 해당 보도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합병 법인이 미국 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할 경우,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대만반도체제조회사)에 견줄 만한 경쟁자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TSMC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 건설을 위해 약 1000억 달러(약 146조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 때부터 중심 정책으로 다뤄졌던 반도체 자립 전략은 트럼프 대통령 체제에서도 계속 강화되고 있다. 트럼프는 인공지능(AI) 칩 생산을 포함한 반도체 산업의 *국산화*를 국가 우선 과제로 명시한 바 있으며, 이에 발맞춘 정책이 실제로 추진될 경우, 글로벌파운드리즈와 UMC의 협력 모델이 유리한 협상 카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