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에 위치한 올드코스에서 전통적인 '올드코스 리버스드(Old Course Reversed)' 이벤트가 다시 열린다. 스코틀랜드 골프의 본고장에서 15세기 골프 원형 그대로의 레이아웃을 체험할 수 있는 이 행사는 지난해 첫 개최에 큰 호응을 얻은 데 힘입어 매년 개최되는 정기 이벤트로 자리 잡는다.
올해는 4월 3일부터 8일까지 6일간 열리며, 이 가운데 3일인 4일, 5일, 7일은 시계 방향, 나머지 3일은 현대적인 반시계 방향 순서로 경기가 치러진다. 세인트앤드루스 링크스 트러스트(St Andrews Links Trust)는 2024년 조직 설립 50주년 기념으로 이 이벤트를 도입했으며, 첫해에는 세계 각국에서 591명이 참가해 전통적인 코스 순서를 경험했다. 올해는 10,000명이 넘는 신청자 중 652명이 참가 자격을 얻었으며, 참가 국가는 무려 57개국에 달한다.
이 특별한 배치는 본래 코스 설계의 유산을 반영하는 것이다. 1400년대 등장한 초기 올드코스는 시계 및 반시계 방향 모두 소화 가능한 구조로 조성됐다. 초기에는 같은 그린과 페어웨이를 이용해 전·후반을 치렀으며, 1870년 올드 톰 모리스(Old Tom Morris)가 1번과 17번 홀 그린을 분리함으로써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반시계 방향 레이아웃이 확정됐다.
올해 행사 기간 중인 5일에는 티켓 보유자들을 위한 특별 대회도 열린다. 이 날은 172자리 모집에 864명이 지원할 만큼 수요가 폭발했다. 4일과 7일에도 추첨제 티타임 신청이 열리며, 골퍼들은 유명 라운드의 일부를 직접 경험할 기회를 갖게 된다.
세인트앤드루스 링크스 트러스트의 최고경영자 닐 콜슨(Neil Coulson)은 “리버스드 이벤트가 2년 연속 개최돼 기쁘다. 이 행사는 단지 특이한 방식의 라운드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골프계 유산을 보존하고 기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제적인 관심과 높은 참여율에서 그 가치를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가상 체험 요소도 더해졌다. 세계 최다 설치 골프 레인지 기술 기업 탑트레이서(Toptracer)는 4월 한 달간 자사 글로벌 네트워크에 올드코스 리버스드를 담은 가상 라운드 모드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세계 1,250곳 이상 레인지에서 실제 코스를 반영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참가자 중 최저 스코어 기록자에게는 2026년 올드코스 리버스드 현장 라운드가 경품으로 주어지는 이벤트도 열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탑트레이서는 2022년부터 세인트앤드루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골프 아카데미에 기술을 제공해왔다. 이 기업의 스콧 블레빈스(Scott Blevins) 총괄은 “가장 전설적인 코스의 독특한 배치를 가상으로 구현해 어디서든 접할 수 있도록 한 이번 협업은 골프계에 새로운 문을 열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세인트앤드루스 링크스의 제임스 랠리(James Ralley) 상업 총괄도 “전통의 코스를 누구나 가까운 레인지에서 체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정말 소중한 기회”라며 “디지털 기술과 역사유산의 만남이 대중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