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철강업체 유에스스틸(X) 주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기업에 의한 유에스스틸 인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해당 사건은 정치권과 시장 모두에 강한 충격을 안겼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유에스스틸이 “다른 어느 나라에도 팔려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그는 유에스스틸이 과거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였다며, 일본이 “훌륭한 나라”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유에스스틸은 미국에 너무나 특별한 기업이기 때문에 매각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유에스스틸 주가는 장 초반 8% 가까이 급락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수 반대 방침을 뒤집을 것이란 기대감 속에서 주가가 20%가량 상승했지만, 이번 발언 이후 투자 심리가 급격히 식은 셈이다.
앞서 니폰스틸은 유에스스틸을 약 141억 달러(약 20조 3,000억 원)에 인수하려 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국가안보상의 이유로 막아선 바 있다. 이에 두 회사는 이 결정을 취소하려 미국 정부를 상대로 제소까지 진행 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초, 해당 인수 합의와 관련해 전면 재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 인수에 정부 권한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은 미-일 관계, 외국인 투자 정책, 산업 안보 등 다층적인 영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유에스스틸의 국적 유지가 정치권 핵심 이슈로 부상하는 가운데, 정권 교체 시 경제 정책 방향 역시 큰 변화를 맞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단기적 주가 하락에 그치지 않고, 미국 자산에 대한 글로벌 투자 심리에도 여파를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자재와 제조업 부문의 전략적 자산 확보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금 부각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민족주의 행보가 재선 캠페인의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