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주가 1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증권사 제프리스가 델타항공(DAL), 아메리칸항공(AAL), 사우스웨스트항공(LUV)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제프리스는 세 항공사에 대한 등급을 기존 '매수'에서 '보유', 혹은 '언더퍼폼(시장수익률 하회)'으로 낮췄다. 항공 시장의 소비자 심리가 기대치를 밑돌고 있으며, 조만간 시행될 예상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도 함께 전해졌다.
이 같은 조치는 이미 항공사들이 올해 1분기 수익 전망을 낮춘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연간 실적 추정치 역시 줄줄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제프리스는 이들 항공사들이 예상보다 더 많은 비용과 운영 불확실성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델타, 아메리칸, 사우스웨스트의 주가는 당일 장 초반에만 3~5% 가량 급락했다.
반면, 유일하게 '매수' 의견을 유지한 유나이티드항공(UAL)은 중장기 성장 기회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으며, 업계 전환 시점에서 선도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유나이티드항공 역시 이날 4% 이상 주가가 내려가며 시장 전반의 약세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항공사들이 고전하는 주요 원인은 수익성과 효율성 간의 구조적 괴리에 있다. 실제로 지난해 대형 항공사 4곳 모두 '유효 좌석 마일당 수익'이 '좌석 마일당 비용'을 밑돌면서 승객을 태울수록 손실을 보는 상황이었다. 다만, 여전히 이들 기업은 전체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데, 이는 항공권 매출이 아닌 제휴 신용카드 및 마일리지 클럽 등의 부수 사업 수익 덕분이다. 예컨대 유나이티드항공은 JP모건체이스(JPM)와의 신용카드 제휴 덕에 상당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거시경제 변수와 소비자 지출 패턴의 변화가 단순 항공 수요 감소 그 이상으로 항공사의 실적에 장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여기에 관세 불확실성 등 지정학적 변수까지 겹치면서, 미국 항공 업계 전반에 걸친 실적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