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엔터테인먼트 기업 탑골프의 창업자들이 전통 스포츠 종목인 당구에 기술과 미식 문화를 결합해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계획이다. 이들이 출범한 신규 프로젝트 ‘풀하우스(Poolhouse)’는 최근 3,400만 달러(약 490억 원)의 초기 투자금을 유치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탑골프를 통해 골프 대중화에 성공한 스티브와 데이브 졸리프 형제는 풀하우스를 통해 동일한 혁신을 당구 분야에도 적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들은 런던 리버풀 스트리트 역 인근에 약 6,500제곱미터 규모의 첫 번째 풀하우스 매장을 2026년 1월 개점할 예정이며, 미국과 중동, 동남아시아, 유럽 등 글로벌 확산도 도모한다.
풀하우스의 가장 큰 차별점은 증강현실 기술과 독자적인 스마트 테이블 시스템이다. 풀하우스 최고경영자(CEO) 앤드루 오브라이언은 “단순한 놀이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서든 기존 당구대에 기술 솔루션을 접목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당구장 자체보다는 기술을 중심에 놓고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여가 전문 벤처캐피털 샤프 알파와 DMGT 산하 소비자 중심 투자기금인 DMG 벤처스가 주도했으며, F1 아케이드, 플라이트 클럽, 배트박스 등에 투자한 이머징 펀드 외에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구단주 데이비드 블리처, 이프스위치 타운 FC 공동 소유주 사이먼 스포츠, 초기 소호 하우스 투자사였던 액티브 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호주 최대 외식 프랜차이즈 운영사 시그니처 호스피탈리티 그룹 역시 지분 참여와 함께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풀하우스는 단지 첨단 기술만 추구하지 않는다. 런던 유명 칵테일 바 ‘쓰리 시츠(Three Sheets)’를 통해 세계적인 바 문화 트렌드를 이끌어온 베닝 형제와 협업해 풀하우스만의 칵테일 및 음식 메뉴를 개발 중이다. 음식은 전 세계 다양한 요리를 소형으로 즐길 수 있는 타파스 스타일로 구성하며, 와규 버거 수준의 고급스러운 메뉴도 선보일 예정이다.
인테리어는 빈티지 라스베이거스를 테마로 삼는다. 고객은 오픈존 및 반프라이빗 공간에서 당구를 즐길 수 있으며, 내부에는 VIP만 이용 가능한 비밀 테이블도 마련된다. 오브라이언은 “우리는 기능뿐 아니라 분위기와 감성을 통해 당구의 가치를 재정의한다”고 설명했다.
풀하우스는 현재 20여 명의 초기 팀원으로 시작했으며, 첫 매장이 문을 열면 100명 이상으로 조직이 확대될 예정이다. 운영진은 크레디트 스위스, 고든램지 그룹, 퍼트셱, 바운스, 플라이트 클럽 등 외식·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중량급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조직 전반에 걸쳐 전문성과 경험을 고루 갖췄다.
샤프 알파의 대표 로이드 단지그는 “21세기 소비자들은 이제 폭음이 중심인 유흥보다는 커뮤니티 연계형 체험 공간을 추구한한다”며 “당구에 기술과 오락성을 결합한 풀하우스는 이같은 시대적 욕구를 정조준한 기획”이라고 평했다. 그는 이어 “기업 행사나 고급 외식 수요 측면에서도 매출성과가 크며, 기술을 위탁판매할 수 있는 구조 또한 대규모 확산에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풀하우스는 추후 독자 매장 운영과 더불어 라이선스를 통한 기술 보급도 확대할 방침이다. 오브라이언은 “풀하우스는 당구라는 700년 역사 스포츠에 있어 가장 혁신적인 변화가 될 것”이라며 “졸리프 형제는 골프장에 기술을 융합해 업계를 바꾼 이들로, 당구에도 똑같은 지각변동을 일으킬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