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 다시 한 번 ‘빅딜’ 바람이 불었다. 3월 마지막 주에는 무려 7개 기업이 1억 달러(약 1,440억 원)를 웃도는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이 가운데 차량 관리 플랫폼과 핀테크, 사이버 보안 분야 등이 중심에 섰다. 그 중에서도 플리티오(Fleetio)와 머큐리(Mercury)는 각각 4억 5,000만 달러(약 648억 원), 3억 달러(약 432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플리티오는 차량 유지보수 승인 플랫폼인 오토 인터그레이트(Auto Integrate) 인수를 위해 신규 자금을 유치했다. 이 라운드는 기존 투자사 엘리펀트(Elephant)와 골드만삭스 얼터너티브(Goldman Sachs Alternatives)가 공동 주도했으며, 이 회사의 기업 가치는 15억 달러(약 2조 1,600억 원)를 돌파했다. 현재 플리티오는 총 800만 대 이상의 차량을 관리하며 연간 1,300만 건 이상의 수리 주문을 처리하는 성장을 보이고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 머큐리는 새콰이어 캐피탈(Sequoia Capital)이 주도한 시리즈C에서 총 3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번 투자로 머큐리의 기업 가치는 35억 달러(약 5조 400억 원)로 올라섰다. 2021년 시리즈B 당시 평가액이 16억 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머큐리는 기업은행 서비스에 다양한 재무 솔루션을 결합해 높은 수요를 견인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총 4억 5,200만 달러(약 651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보안 스타트업 아일랜드(Island)도 2억 5,000만 달러(약 360억 원)의 시리즈E 투자로 주목받았다. 이번 라운드는 코튜 매니지먼트(Coatue Management)가 주도했으며, 기업 가치는 48억 달러(약 6조 9,000억 원)로 전년 대비 60% 급등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최근 클라우드 보안 유니콘 위즈(Wiz)를 32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업계 전체 투자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아일랜드 역시 기업용 브라우저 솔루션 시장을 선도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아우라(Aura)는 소비자용 사이버보안 시장에 방점을 찍으며 1억 4,000만 달러(약 202억 원)의 시리즈G 투자를 유치했다. 의료기기 기업 수피라 메디컬(Supira Medical)은 심혈관 보조 장치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1억 2,000만 달러(약 173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으며, AI 인프라 제공업체 넥스트합AI(Nexthop AI)는 라이트스피드(Lightspeed)가 주도한 라운드에서 1억 1,000만 달러(약 158억 원)를 조달했다.
이외에도 전기 마이크로모빌리티 스타트업 올소(Also)가 1억 500만 달러(약 151억 원), 바이오텍 기업 캐릭터 바이오사이언스(Character Biosciences)도 9,300만 달러(약 134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에 성공했다. 스포츠 스타 페이튼 매닝이 설립한 엔터테인먼트 기업 오마하 프로덕션(Omaha Productions)도 새로운 전략적 투자로 8,000만 달러(약 115억 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이로써 해당 기업의 가치는 8억 달러(약 1조 1,500억 원)로 평가됐다.
한편, 미국 외 지역에서는 영국 기반의 핀테크 스타트업 레벨(Level)이 1억 3,600만 달러(약 196억 원)의 자금을 유치하며 주간 글로벌 최대 규모 투자를 기록했다.
이번 주 투자 라운드 현황은 미국 스타트업들이 여전히 대규모 ‘메가 라운드’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을 방증하며, 위기 속에서도 특정 분야에 대한 투자 열기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보안, AI, 의료 기술 등은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기업 가치를 수십억 달러까지 끌어올리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