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데스다의 대표작 중 하나인 ‘엘더스크롤 4: 오블리비언’이 리마스터 버전으로 전격 출시됐다. 별도의 예고 없이 게임을 전격 공개함과 동시에 곧바로 출시한 방식에 팬들의 반응이 뜨겁다. 새로운 ‘오블리비언 리마스터’는 외형과 시스템을 현대화한 버전으로, PC(스팀 및 Xbox 앱), Xbox 시리즈 X/S, 플레이스테이션5 등 주요 콘솔에서 즉시 플레이할 수 있으며, Xbox 게임패스에도 포함됐다.
이번 리마스터는 원작의 정체성을 보존하면서도 현대적인 RPG 기준에 맞게 내용과 기능을 대폭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언리얼 엔진 5 기반으로 그래픽을 일신했을 뿐 아니라, ‘나인 기사단’, ‘셰버링 아일’과 같은 확장팩도 모두 포함됐다. 레벨 시스템을 다듬고,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개선했으며, 종족과 세력 간의 특징을 보다 뚜렷하게 전달하는 새로운 대사도 추가됐다. 기존에는 없던 스프린트 기능도 탑재돼 플레이 스타일에서도 진보가 이뤄졌다.
사실 오블리비언 리마스터의 존재는 2023년 마이크로소프트-FTC 간 문서 유출 당시 언급되면서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이번 프로젝트는 원작 개발사 베데스다와 리마스터 개발에 주력해온 버추오스(Virtuos)의 협업으로 제작됐다. 버추오스는 ‘어쌔신 크리드: 에지오 컬렉션’, ‘아우터 월드: 스페이서 초이스 에디션’, 곧 출시 예정인 ‘메탈기어 솔리드 델타: 스네이크 이터’ 등 리마스터 및 이식 개발 경험이 풍부한 스튜디오다.
베데스다는 공식 채널을 통해 2021년부터 본 프로젝트를 비공개로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양사는 애니메이션과 이펙트를 전면적으로 손보고, 일부 음성은 새로 녹음하면서 원음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을 택했다. 시스템 전반은 조작 감각을 현대적 감성에 맞추면서도, 핵심 게임플레이와 감성은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관건은 현대적 편의성과 고전 감성의 균형 유지였던 셈이다.
이번 깜짝 출시는 게임 업계에서 ‘쉐도 드롭’ 방식으로 불리는 전략으로, 사전 마케팅 대신 발표와 동시에 제품을 내놓아 게이머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자극하는 효과를 노렸다. 이에 대한 유저들의 기대감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