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 본사를 둔 메타플래닛(Metaplanet)이 비트코인(BTC) 보유량을 대폭 늘렸다. 회사는 4월 1일 공식 X(구 트위터)를 통해 약 101억 5000만 엔(약 883억 원)을 들여 696 BTC를 추가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메타플래닛의 총 보유량은 4046 BTC로 증가했으며, 현재 시가 기준 약 4700억 원 규모다.
이번 매입은 최근 완료된 10대1 리버스 스톡스플릿 직후 이뤄졌다. 메타플래닛은 지난 2월 공시를 통해 주가 급등으로 인해 소액 투자자 접근성이 떨어졌다고 지적하며 주식 병합을 예고한 바 있다. 실제로 병합 전 기준 1주 매수에 최소 50만 엔(약 430만 원)이 필요할 정도였지만, 이는 개인 투자자에게 상당한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다. 회사 측은 스톡스플릿을 통해 거래 단위당 가격을 낮추고 유동성과 투자자 기반 확대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병합은 지난 3월 28일부로 완료됐다.
이에 앞서 메타플래닛은 추가 비트코인 매입을 위해 20억 엔(약 176억 원) 규모의 채권도 발행한 바 있다. 일명 ‘아시아의 마이크로스트래티지’로 불리는 메타플래닛은 2026년까지 총 2만1000 BTC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일본 내 비트코인 채택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비트코인 트레저리 통계 플랫폼 Bitbo에 따르면, 메타플래닛은 현재 전 세계 기업 중 아홉 번째로 많은 BTC를 보유하고 있다.
메타플래닛의 공격적 행보는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 중인 ‘디핑 바잉(dip buying)’ 트렌드와도 맞물린다.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가 이끄는 스트래티지(Strategy)는 지난 3월 31일 22,048 BTC를 추가 확보했다고 밝혔다. 매입 금액은 약 26억 원(약 2조 8000억 원) 규모이며, 평균 단가는 BTC당 8만6969달러(약 1억 2700만 원)에 달한다. 이로써 스트래티지의 총 보유량은 52만8000 BTC, 총 누적 매입액은 약 35조 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무역 관세 발표를 앞두고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 니엑소(Nexo) 수석 애널리스트 일리야 칼체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으로 위험 자산 선호가 약화된 상태”라고 전했다. 오는 4월 2일 공개될 관세 조치는 미국 주요 교역 상대국을 겨냥한 보복성 무역 규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리스크 자산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러한 대내외 환경에도 불구하고 메타플래닛을 포함한 주요 기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비트코인을 신흥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식하며 적극적인 매집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