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아직 상승 여력 충분…“정점 오려면 더 간다” 피델리티 진단

비트코인(BTC) 시장이 여전히 현재 사이클의 ‘가속 단계’에 있으며, 정점을 아직 찍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디지털 애셋(Fidelity Digital Assets)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번 상승장이 아직 종료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보고서 작성자인 잭 웨인라이트(Zach Wainwright)는 비트코인의 가속 단계가 높은 수익성과 변동성을 동반하며, 과거 2020년 12월 BTC가 2만 달러를 돌파했던 시기와 유사하다고 평했다. 그는 "2024년 3월 3일은 이번 사이클의 232일째였으며, 과거사례를 비춰보면 정점 형성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0~2011년, 2015년, 2017년의 가속 단계는 각각 244일, 261일, 280일까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와 같은 전망은 올해 전반적인 비트코인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시장 분위기와는 다소 대조된다. 현재 비트코인은 연초 대비 11.44% 하락했고, 사상 최고가 대비로는 25% 가까이 밀려 있다. 그럼에도 웨인라이트는 이번 조정이 과거 사이클에서 나타났던 평균 하락률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이 아직 대세 상승 흐름 속에 있다는 점은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움직임에서도 확인된다. 스콰이어 전략자문(MicroStrategy)의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는 지난 3월 31일, 비트코인 2만2,048개를 약 19억 2,000만 달러(약 2조 7,900억 원)에 추가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대형 채굴기업 MARA도 최대 20억 달러(약 2조 9,200억 원) 규모의 주식 발행을 통한 BTC 확보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 상장사 메타플래닛은 비트코인 투자를 목적으로 20억 엔(약 133억 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으며, 게임스탑(GameStop)도 13억 달러(약 1조 9,000억 원) 상당의 전환사채 발행 소식을 전하며 일부를 BTC 매수에 사용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처럼 다양한 글로벌 상장사들이 시장가와 무관하게 비트코인을 매입 자산으로 삼고 있음은 향후 가격 상승에 대한 강한 기대가 깔려 있음을 보여준다.

웨인라이트는 향후 비트코인이 다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할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장기 평균 지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60일 이동 기준으로 새 최고가일을 기록한 횟수는 시장 추세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전 사이클에서도 BTC는 두 차례 주요 상승국면을 거쳤다”며, “이번 사이클에서는 첫 번째 랠리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시작됐고, 두 번째 고점 형성은 11만 달러 부근에서 촉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우려가 여전하지만, 제도권 자금의 유입과 장기적 투자 의지는 여전히 명확하다. 투자자들은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 관세 전쟁 우려, 경기 둔화 리스크 등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을 ‘가격 무관한 전략적 자산’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는 단기 가격에 얽매이지 않는 비트코인의 펀더멘털 강세를 다시 한번 부각시키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