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들이 비트코인(BTC) 채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북미 최대 암호화폐 채굴업체 중 하나인 허트에이트(Hut 8)는 에릭 트럼프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투자한 기업과 함께 ‘아메리칸 비트코인(American Bitcoin)’이라는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파트너십은 트럼프 가문이 암호화폐 산업 전면에 나서려는 의지를 반영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번 거래는 무현금 합병 형태로 이루어지며, 허트에이트가 신설 합작사의 지분 80%를 소유하고 전반적인 운영도 담당하게 된다. 트럼프 가문이 지원하는 아메리칸 데이터 센터스(American Data Centers)는 나머지 20%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허트에이트는 해당 회사에 6만 대 이상의 ASIC 채굴기를 배치할 예정이며, 이 소식이 알려진 직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6%가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마진 악화로 인해 올해 들어 주가는 47% 이상 하락한 상태다.
아메리칸 비트코인의 임원진 구성도 주목할 만하다. 대표이사(CEO)에는 전직 전략컨설팅 전문가인 매트 프르사크가, 집행 회장에는 비즈니스 네트워크 창업자인 마이크 호가, 전략 총괄(CSO)에는 에릭 트럼프가 각각 선임됐다. 허트에이트의 CEO 아셔 젠우드는 “채굴 부문을 분사해 독립 자본을 유치함으로써 자회사별로 보다 효율적인 자본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 확장은 트럼프 가문의 암호화폐 산업 진출을 본격화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비트코인을 단순히 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효율적인 환경에서 직접 채굴할 때 더 큰 기회가 창출된다”고 강조했다. 에릭 트럼프 또한 “허트에이트와의 제휴는 비트코인 및 디파이 생태계에 대한 공동의 열정을 기반으로 하며, 미래의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트럼프 일가는 이미 다른 암호화폐 프로젝트에도 활발하게 참여 중이다. 최근에는 뉴욕증시 상장사 도미나리 홀딩스가 블랙록(BlackRock)의 비트코인 현물 ETF인 iShares Bitcoin Trust(IBIT)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며 화제를 모았다. 에릭과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올 2월부터 해당 회사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일정량의 지분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 채굴 기업 아메리칸 비트코인의 출범과 더불어, 트럼프 일가가 전개하는 일련의 전략적 행보는 단순한 관심사를 넘어 디지털 자산 산업에서 직접적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이들의 확장 움직임이 가져올 파급 효과에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