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대출플랫폼 넥소(Nexo)가 같은 대출업체인 볼드(Vauld) 인수 계획을 발표했다. 볼드가 고객입출금을 중단하고 모라토리엄(채무지불유예)을 신청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만이다.
5일(이하 현지시간) 넥소는 홈페이지를 통해 "볼드의 인수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 60일간의 독점 실사를 진행하는 계약서에 서명했다"며 "거래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넥소는 볼드를 100% 인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넥소의 볼드 인수는 아시아에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볼드는 80만 명이 넘는 아시아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타티아나 미토디에바 넥소 재무·투자 총괄은 "급격한 시장 하락에 영향을 받은 모든 기업에 안타까움을 표한다"면서도 "어려운 상황일수록 업계 리더들이 경쟁력과 규율, 고객에 대한 책임을 기반으로 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넥소의 이같은 발표는 볼드가 고객 입출금과 예치를 중단하고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다르샨 바티자 볼드 최고경영자는 4일 "지난달 12일부터 1억9770만 달러(2570억원)가 넘는 고객 자금이 빠져나갔다"며 "볼드 플랫폼 내 모든 인출과 거래, 예치를 즉시 중단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5월달 테라·루나 사태 이후 셀시우스, 쓰리애로우캐피털(3AC) 등이 연달아 유동성 위기를 맞으면서 볼드에서도 고객의 자금 인출이 급증한 탓이다. 볼드는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달 21일 직원의 30%를 감원했다.
다르샨 바티자는 "이번 계약을 통해 볼드는 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고객 자산에 대한 수탁 의무를 계속 이행할 수 있는 역량을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암호화폐 기업의 파산과 인출 중단 사태가 이어지면서 기업 간 인수합병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볼드 인수에 나선 넥소는 암호화폐 대출업체인 셀시우스에도 인수를 제안한 바 있다.
미국의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경우 블록파이(BlockFi)를 최대 2억4000만달러(약 3115억원) 내에서 인수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한 상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FTX는 이외에도 온라인 증권거래 플랫폼인 로빈후드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