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유동성 위기에 처한 블록파이를 인수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2일(이하 현지시각) 암호화폐 대출업체 블록파이(BlockFi)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주주 승인을 조건으로 FTX와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며 "FTX는 최대 2억4000만달러(약 3115억원) 내에서 블록파이를 인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의 조건으로 블록파이는 FTX와 4억달러 규모의 '회전신용편의(RCF)' 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RCF는 기업을 위한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으로 일정기간 동안 한도 내에서 자금을 계속 대출받을 수 있다.
블록파이는 "계약 내 잠재 옵션을 고려한다면, 이번 계약은 총 6억8천만달러(약 8828억원)의 가치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앞서 블록파이는 암호화폐 헤지펀드 쓰리애로우캐피탈(3AC)이 파산하면서 8000만달러(약 1038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에 더해 암호화폐 대출서비스 셀시우스에서 뱅크런이 발생하면서 블록파이에서도 고객 인출이 급증했다.
블록파이는 지난달 전직원의 20%를 해고하며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FTX와 체결한 이번 계약 또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블록파이는 "우리는 더이상 이러한 위험에 노출되지 않는다"라며 "블록파이의 손실은 고객 자금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FTX는 블록파이 인수를 눈앞에 두면서 사업 확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샘 뱅크먼-프리드 FTX 최고경영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약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인수하는 건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