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간편결제 업체와 카드사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당초 올해 상반기 출범이 목표였던 '오픈페이'의 출현이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픈페이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업체 간편결제 시스템에 대항하기 위해 카드사가 내놓은 방안이다. 각기 운영하던 간편결제 전용 앱을 개방해 다른 카드사의 결제 수단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현재 각 카드사가 제공하는 간편결제 전용 앱에서는 자사 카드만을 사용할 수 있다. '신한 pLay'에서는 신한카드, 'KB페이'에서는 국민카드만 등록이 가능하다. 오픈페이가 출범하면 소비자는 자주 사용하는 하나의 카드사 앱을 통해 여러 회사의 카드를 등록하고 결제 시 어떤 카드를 사용할지 고를 수 있다.
카드사들이 이례적으로 손을 잡은 것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금융고객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27일 발표한 '2021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이용 금액은 일평균 6065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늘었다. 간편결제 시장에서 전자금융업자 영향력은 확대되는 추세다. 또 간편결제 시장 내 전자금융업자 비중은 2020년 45.6%에서 2021년 49.6%로 높아졌다.
지난해 7월 한국핀테크산업협회가 모바일 설문조사업체 오픈서베이를 통해 20·30대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0명 중 9명이 간편결제 서비스로 빅테크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국내 카드사는 '카드사 모바일 협의체 회의'를 열어 여러 회사의 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개방 시스템'에 전년 5월 원칙적으로 합의를 진행했다. 지난 4월 여신금융협회가 '카드사 간 앱카드 상호연동을 위한 협회 네트워크 위탁운영' 입찰공고를 내고 시스템을 구축·운영할 업체를 모집했다.
해당 입찰은 두 차례 유찰되어 지난 18일 해당 사안에 대해 다시 재입찰 공고를 냈다. 오픈페이는 올해 상반기 안에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공고에 따르면 시스템 구축에는 최대 3개월이 소요되어 상반기 출범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또 오픈페이가 출범하더라도 모든 카드사가 참여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참여를 결정한 카드사는 신한·KB국민·BC·롯데·하나·NH농협 6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