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트래블룰 적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일부 국가에서 암호화폐가 테러와 아동 포르노를 제작하는 자금에 활용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022년 3월 23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길라르메 발레뜨-발라(Guillaume Valette-Valla) TRACFIN 국장은 유럽연합(EU) 의회의 경제 및 시민 자유 위원회 합동회의에서 암호화폐가 불법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사례를 언급하며 온라인을 통해 소액을 결제하는 이용자들의 신원정보까지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레뜨-발라 국장은 “최근 암호화폐는 시리아와 이라크 지역에서의 테러 및 테러 공모를 위한 자금으로 사용됐으며 동남아시아 등에서는 아동 포르노를 제작하기 위한 자금으로도 사용됐다”고 밝혔다.
발레뜨-발라 국장은 “범죄 활동과 관련된 암호화폐 개별 송금액은 가끔씩 10유로(약 1만 3400원) 미만인 적도 있었다”며 “소규모라 하더라도 충분히 범죄 활동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익명으로 거래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U에서는 ‘트래블룰(Travel rule)’에 따라 1000유로(약 134만 원) 이상의 거래에 대해서는 각국의 규제 당국에 신고해야 하지만 신고 기준액인 1000유로보다 더욱 소규모 거래까지 신고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소규모 거래에까지 신고의무를 부과할 경우 암호화폐 업계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유럽의회의 벨기에 의원인 아시타 칸코(Assita Kanko)는 “암호화폐 송금과 관련된 규제에 대해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과 혁신을 방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나는 오히려 이런 규제가 암호화폐 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를 통해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트래블룰의 확대를 제안하기도 했다. 유럽 의회에서는 실제 모든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트래블룰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칸코 의원은 “우리는 또한 개인 지갑(Unhosted Wallets)과 관련된 암호화폐 송금의 데이터 보호를 위해 개인 지갑을 규제 범위에 포함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커스 플레이어(Marcus Pleyer) 자금세탁방지기구(FATF) 회장 역시 “개인 지갑의 사용규모는 현재 우리가 걱정할 수준은 아니지만 면밀히 관찰해야 하며 실제로 규제의 범위에 포함해야 하는 순간이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