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는 유의미한 자산 유형으로 자리 잡으면서 세계 부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전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 암호화폐 기업가가 이름을 올렸고, 대형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도 암호화폐의 자리가 생기고 있다.
2022년 1월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자오 창펑(Changpeng Zhao) 바이낸스 CEO의 순자산을 960억 달러 상당으로 추정하면서 세계 억만장자 순위 11위에 올렸다.
바이낸스 CEO, 세계 억만장자 10위권 코앞
44세에 암호화폐 최대 부호가 된 자오 창펑은 이번 순위에서 아시아 최고 억만장자인 무케시 암바니(Mukesh Ambani)를 제쳤고, 110억 달러차로 10위 오라클(Oracle) 공동 창립자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을 추격하며 암호화폐 기업가 최초 세계 억만장자 순위 10위권 진입을 앞두고 있다.
해당 순위에서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CEO가 순자산 2630억 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메타(전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 구글 공동 창립자 래리 페이지(Larry Page),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 등 기술 대기업 리더들이 각각 5위, 6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블룸버그가 자오창펑의 순자산 규모를 추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트코인, 바이낸스코인(BNB) 등 자오 창펑이 개인적으로 보유한 암호화폐 자산은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바이낸스는 전 세계에서 규제 압력을 받고 있지만 거래량 기준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속적인 파트너십과 인수도 진행 중이다. 2021년 12월 유명 암호화폐 비자카드 발급업체인 스와이프를 인수했고, 2022년 1월에는 아프리카축구연맹(CAF)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아프리카 대륙 최대 축구 경기인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공식 후원사로 나섰다.
또 이더리움의 디파이 지분을 가져오기 위해 10억 달러 상당을 투입해 바이낸스스마트체인(BSC) 생태계를 빠르게 발전시키고 있다. 자체 암호화폐 BNB는 2021년 한 해 동안 1300% 이상 상승했다.
억만장자 포토폴리오에도 암호화폐
암호화폐가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비할 헤징 자산이 되면서 유명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구성도 바뀌고 있다.
억만장자 투자자 빌 밀러(Bill Miller)는 2021년 12월 웰스트랙(WealthTrack)과의 인터뷰에서 개인 자산의 절반 이상을 비트코인과 기타 암호화폐 관련 투자 상품으로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빌 밀러에 따르면 그는 200달러 선에서 비트코인을 처음 매입했고 2021년 봄 3만 달러에서 다시 상당량을 매입했다. 이밖에도 채굴업체 스트롱홀드디지털마이닝, 상장사 최초로 비트코인을 매입한 기술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 암호화폐 관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포트폴리오의 나머지 절반은 대부분 그가 초기 투자한 아마존 주식이라고 알려져있다.
빌 밀러는 비트코인의 극심한 변동성을 인지하면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사용하고 있고, 더 많은 벤처 자금이 들어오고 있으며, 회의론자들조차 (비트코인 투자를) 시도해보고 있다"며 비트코인 전망을 낙관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11년간 매년 평균 170%씩 상승했고, 같은 기간 동안 세 차례 80% 이상 하락한 변동성이 극심한 자산이다. 많은 유명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했지만 낮은 노출 수준은 권장하는 이유다. 투자 다각화를 위해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레이 달리오(Ray Dalio)는 포트폴리오의 최대 2%까지 보유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