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이 암호화폐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러시아에서 암호화폐 규제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목소리를 보태면서 당국이 암호화폐 규제에 본격 착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푸틴은 2021년 11월 30일(이하 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투자포럼에서 "암호화폐는 아무것도 뒷받침되지 않고 변동성이 엄청나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이런 위험에 대해 경고하는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를 채택하는 추세가 일어나고 있다며 암호화폐에 대한 감시와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러시아의 핵심 수출품인 석유거래에 비트코인이나 암호화폐가 달러의 대안으로 사용될 수 있냐는 질문에 "이것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2021년 8월 암호화폐의 보유 및 거래를 인정하는 법안에 서명한 바 있다. 법안은 암호화폐 결제에 대해서는 엄격히 금지했지만, 법안 자체는 암호화폐의 존재를 법적으로 처음 규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러시아는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암호화폐 매입을 투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암호화폐 산업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세르게이 슈베초브(Sergei Shvetsov) 러시아 중앙은행 제1부총재는 2021년 8월 12일 “비트코인을 사는 것은 지뢰밭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날선 비판을 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매년 암호화폐 시장에서 50억 달러(한화 약 6조 원)가량의 거래량을 기록하고, 2021년 8월 기준 비트코인 전체 네트워크 해시레이트의 13.6%를 보이는 등 암호화폐 시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