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스테이블코인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금융 업계의 우려 역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2021년 11월 8일(이하 현지시간) '금융 안정 보고서'(Financial Stability Report)를 발간하고 스테이블코인의 구조적 취약성이 금융 안정성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특정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화로 언제든지 상환이 가능하다고 약속하고 있지만, 일부는 현금이 아니라 가치가 급락할 수 있는 자산이나 유동성이 낮은 자산으로 담보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자산의 가치가 하락할 경우, 스테이블코인의 달러 상환은 불가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의 취약성은 담보 자산에 대한 투명성 부족으로 인해 악화될 수 있으며, 금융 시스템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 Fed
2021년 봄 암호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은 연준이 금융 업계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향후 12~18개월 사이 금융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는 요인' 9위에 올랐다. 최근 가을 설문조사에서는 순위가 급등하며 '기후변화'를 제치고 5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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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우려 심화는 USDT 발행사인 테더(Tether)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2021년 10월 15일 테더의 준비금 불충분과 관계사인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파이넥스의 불법 운영 혐의에 대해 4250만 달러(약 500억 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당시 CFTC는 테더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26개월 가운데 4분의 1기간 동안만 완전 담보 상태였다는 점, 기업 자산과 준비금의 구분이 명확히 하지 않았다는 점, 테더 은행 계좌 외에 미규제 기관을 통해 준비금 일부를 보유했다는 점, 달러가 아닌 비현금 자산으로 준비금을 구성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분석이 미 금융 당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다. 미 재무부는 2021년 10월 1일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위험과 기회를 다룬 보고서를 발표하며 관련 규제·입법 방향을 제시했다. 재무부는 보고서를 통해 "적절한 규제 감독만이 스테이블코인이 가진 위험을 피하고 관련 가능성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라며 의회 입법을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