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선물 ETF, 암호화폐 주류 편입 신호될까

비트코인이 2021년 10월 20일 6만 7100만 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연내 10만 달러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급등의 주요 요인으로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이 꼽힌다. 비트코인 선물 ETF가 암호화폐 시장에서 갖는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 ETF가 무엇인지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넌 누구냐

ETF란 특정 자산의 가격 변화에 수익률을 연동시킨 펀드 상품을 뜻한다. 금 가격이 오를 때 수익률이 오르도록 설계한 상품은 '금 ETF', 원유 가격 변화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상품은 '원유 ETF'다. 기초 자산에 따라 ETF 종류는 수없이 많다.

ETF의 가장 큰 장점은 투자 진입 장벽을 낮추고, 투자자를 보호한다는 점이다. 정부가 검증한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ETF를 운용하기 때문에 사기를 당하거나 엉터리 자산에 투자할 염려가 없다.

비트코인 ETF 출시는 제도권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점에서 특히 고무적이다. 그 어느 때보다 안전하고 손쉬운 비트코인 투자가 가능해 비트코인 선물 ETF에 많은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계좌가 없거나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나라에서도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다. 펀드에 따로 가입할 필요도 없다. 증권 거래 계좌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투자가 가능하다. 거래소나 암호화폐 지갑이 해킹당해 자산을 잃을 염려 또한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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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8년 만에 승인된 비트코인 EFT

2013년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를 설립한 윙클보스 형제는 처음으로 비트코인 EFT에 대한 승인을 신청했다. 이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승인을 요청했으나 SEC는 불안정한 가격, 시세 조작, 투자자 위험 등의 이유로 모든 신청을 반려했다.

SEC는 2021년 10월 20일 첫 신청 이후 8년 만에 비트코인 선물 ETF 거래를 허용했다. 중요한 것은 승인된 비트코인 ETF가 현물이 아니라 선물을 기초로 한다는 점이다.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선물은 다른 개념이다. 비트코인 선물은 미래 특정 시점에 미리 약정된 가격으로 비트코인을 거래할 수 있는 계약을 의미한다. 선물 가격은 대체로 강세장이 예상될 때 오르고, 약세장이 전망될 때 떨어진다. 비트코인 선물 ETF는 비트코인 가격이 아니라 '비트코인 선물' 가격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SEC는 비트코인 선물이 현물보다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주 차원에서 규제하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아니라 연방정부 차원에서 관리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도 비트코인 선물은 현물보다 훨씬 안전하다. 현물 시장은 별다른 참여 요건이 없지만, 선물 시장은 투자자에 요구하는 최소 증거금이 높기 때문에 참여자가 고액 자산가나 기관으로 제한된다.

비트코인 선물 ETF, 암호화폐 투자 주류화할까

비트코인 선물 ETF 출시가 암호화폐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일부 외신에서는 "ETF 승인은 암호화폐 투자가 주류로 편입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머지 않아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 또한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번 선물 ETF 승인이 궁극적으로 현물 ETF로 가는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EC는 현물 비트코인 ETF 신청을 모두 반려했지만, 선물 ETF 시장이 제대로 운영된다면 현물 ETF 승인을 고려할 가능성도 커진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비트코인 선물 ETF가 잘 운영되고 시장 규모가 커지면,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자 수요가 충족되기 때문에 비트코인 현물 ETF 필요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암호화폐 시장의 구조를 완전히 바꿨다는 점도 이제 막 시작된 비트코인 선물 ETF 시장이 가지는 큰 의미 중 하나다.

벤 릴리(Ben Lilly) 자비스랩 공동 설립자는 "비트코인 선물 ETF의 등장으로 현물, CME 선물, 선물 기반 ETF, BITO 옵션 등 시장 구조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CME 스프레드와 함께 기존 시장에서 많은 차익거래 기회를 창출할 것이며, 더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투자 전략에 자본을 할당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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