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 이후 코인마켓을 운영 중인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한 달 사이 600억 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영업을 전면 종료한 거래소까지 포함하면 한 달간 700억 원가량의 원화가 출금됐다.
2021년 10월 22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코인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원화 예치금 잔액은 2021년 9월 21일 1092억 원에서 2021년 10월 20일 409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1개월 만에 62%, 약 600억 원이 감소한 셈이다.
남아있는 원화 예치금도 96%가 1만 원 미만의 소액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거래가 이뤄진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2021년 10월 6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고제 시행 후 4대 거래소를 뺀 나머지는 거래량이 급감, 적게는 10분의 1로, 많게는 100만 분의 1까지 감소했다”며 “이대로 두면 폐업상태에 도달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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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24일 시행된 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하지 않은 거래소는 9월 25일부터 영업이 종료된다. 사업자 신고를 했어도 실명계좌가 없는 거래소는 원화 입금을 중단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고객의 개별 자산이 이용자 본인의 요청 없이는 반환되기 어려운 만큼 이용자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FIU는 “영업 종료 사업자에 대하여 홈페이지 공지, 이용자 개별 통지 등을 통해 고객 자산이 원활히 인출될 수 있도록 협조를 지속 요청 중”이라고 밝혔다.
이탈한 투자자 4대 거래소로… 독과점 체제 강화되나
국내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만 실명계좌를 확보해 원화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 거래 업계는 4대 거래소의 독주 체제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7월 말 기준 470만 명이었던 업비트 가입자 수는 10월 기준 890만 명으로 420만 명이 증가했다. 원화 예치금은 38조 6372억 원에 달한다.
정치권에선 업비트의 독주를 두고 날 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 10월 21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이 커지면서 독점성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업비트의 엄청난 이익 규모 자체가 높은 수수료 등 다양한 형태의 독점성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경쟁을 촉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