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Christopher Giancarlo) 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이 암호화폐 대출업체 블록파이(BlockFi) 이사회에 합류한 지 4개월 만에 사임했다
블록파이는 2021년 9월 1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지안카를로 CFTC 전 위원장이 사외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발표했다. 엘렌 블레어 츄브(Ellen-Blair Chube)가 지안카를로 전 위원장의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블록파이는 "지안카를로가 자문 역할로 회사에 계속해 전략적 조언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안카를로도 "암호화폐가 개인 및 기관 투자 전략에서 더욱 두드러진 기능을 수행하는 가운데 블록파이는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전통 금융과 블록체인 세계를 연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블록파이 리더들에게 계속해서 조언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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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사임 이유가 나오진 않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뉴저지, 텍사스, 앨라배마 등 여러 주 규제 당국이 블록파이를 미등록 증권 판매 혐의로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 이 같은 리더십 변화를 가져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블록파이는 암호화폐를 예치하면 이자를 주는 대출 업체로 저금리 시대 전통 시장보다 높은 이자를 제공하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21년 7월 주 규제 당국들이 블록파이의 대표 상품인 '블록파이이자계좌(BIA)'에 증권 문제를 제기하면서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블록파이는 당국으로부터 운영 중단을 명령받은 상태다. 중단 명령은 세 차례 정도 지연돼 9월 30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블록파이의 기업 가치를 50억 달러로 평가했던 대형 투자 라운드는 마무리 단계에서 무산됐다.
코인데스크는 기업 거버넌스를 연구하는 매튜 세마데니(Matthew Semadeni) 애리조나 주립대 교수를 인용해 "사외이사가 떠난다는 것은 매우 중대한 신호"라고 말했다.
세마데니 교수는 "기업은 이사회에 합법성을 부여하기 위해 사오 이사를 두기도 한다"면서 "규제가 출신으로서 지안카를로가 가진 위상이 블록파이에게 플러스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안카를로는 블록파이 이사회의 첫 사외 이사였다. 2021년 4월 합류 당시 그는 "디지털 자산과 전통 금융 간 격차를 좁히는 기업을 돕기 원한다"고 소감을 밝혔으며 블록파이는 "공공 시장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거버넌스 구조를 보장하기 위한 이사회 확장의 일환"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크리스 지안카를로는 2019년 4월까지 5년 동안 CFTC 위원장을 지냈다. 당시 비트코인 선물 출시를 허용하는 등 지원적인 규제 접근 방식을 취하며 '크립토 대디(Crypto Daddy)'라고 불렸다.
CFTC 위원장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디지털 달러 발행을 추진하는 단체를 설립하고 여러 차례 지지적인 발언을 내놓는 등 암호화폐 친화적 행보를 이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