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비트코인에 대해 '투기적 거품'이라고 평하며 가상화폐 논란 대열에 참여했다. 반면에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1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UBS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몇 달 동안 가상화폐 가치가 급격하게 상승했다"며 "이는 투기적 거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UBS는 "가상화폐는 실제 이용자들이 제한되어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높은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는 많은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추측에 근거한 투기적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비트코인 가격이 2년 만에 20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 또 기초자산을 입증할만한 경제적 뒷받침이 없다는 것은 전형적인 거품 자산의 특징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이 주류 화폐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기업과 개인은 정부가 발행하는 통화로 세금 영수증을 지불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세금 납부에 가상화폐를 거부한다면 가장 중요한 거래를 못하게 되는 것이기에 가상화폐 수요가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화는 수요와 공급이 적정 수준에서 일치할 때 가치가 유지되는 반면, 가상화폐는 공급이 중단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가상화폐는 주류 화폐가 될 수 없다고 전망했다.
UBS는 "잠재적으로 무제한으로 공급될 수 있다는 점은 (주류 화폐로 자리 잡는데) 광범위한 장벽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다른 가상화폐가 계속 생성되고 공급될 수 있다는 가능성 역시 가상화폐의 입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UBS는 "새로 만들어진 가상화폐가 채굴하기 더 쉽다면, 더 많은 거래가 더 빨리 이뤄질 것이고, 자연스레 그 가상화폐의 공급량이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그러면 기존 가상화폐 수요는 감소하게 될 것이고, 공급은 많은데 수요가 적어지므로 가치를 잃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UBS는 가상화폐의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이 여러 산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며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 투자하라"고 권했다.
UBS는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거래에 활용될 경우 특정 계약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처리될 수 있어 거래 프로세스를 보다 안전하고 빠르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에 투자하는 것은 90년대 중반 인터넷에 투자하는 것과 유사하다"며 "블록체인은 향후 10년간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보고서는 가상화폐 채굴을 위한 마이닝 기기를 개발하는 하드웨어 업체들의 비즈니스가 잠재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UBS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암호해독을 위해서는 빠른 처리속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ASIC(주문형반도체),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제조하는 기업들에게 이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도요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