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터키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의 가치가 10만 달러로 치솟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가치는 5만 8000달러로 측정되고 있는 가운데 터키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의 가격은 그 두 배다.
2021년 3월 22일 AMB크립토에 따르면 터키에서 비트코인은 코로나 팬데믹 등 경제 불황 요소를 피할 헤지 수단으로 인식돼 왔다. 세계 경제가 여전히 팬데믹의 충격에 빠져있는 가운데 터키 국민들은 자국 통화인 터키 리라화의 대안으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를 주목하고 있다.
터키 암호화폐 거래소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하루 만에 리라화 가치가 17%나 폭락하면서 터키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치가 급등했다. 리라화 가치는 20년 만에 가장 낮은 가격으로 급락했다. 구글 트렌드 자료에 따르면 리라화 가치가 떨어지자 터키 지역에서 비트코인 검색이 56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리라화의 급락은 에르도안(Erdogan) 대통령이 나시 아그발(Naci Agbal) 중앙은행 총재를 해임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그발 총재는 중앙은행 취임 이후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해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높은 금리는 물가 상승률을 높인다고 주장하며 금리를 낮게 유지하도록 은행을 압박해왔다. 이러한 대치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아그발 총재를 해임하면서 마무리되는 듯 했으나 이후 리라화 가치가 순식간에 14% 하락했다.
이번 환율 위기는 베네수엘라처럼 자국 내 통화가치가 하락하는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리라화 폭등과 함께 비트코인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으로 몰렸다. 이 같은 상황은 특히 개인 간 거래 시장(Peer to Peer)에서 가시화됐다.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 자산의 최소가는 50만 9840 터키 리라(약 6만 4000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일부 오프라인 거래소는 비트코인 한 개에 리라화 10만 달러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한편 터키 정부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자 규제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터키 정부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자산과 관련해 중앙은행과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