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스테이블코인 '리브라' 출시를 반대하는 중앙은행들이 자체 디지털 화폐를 통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토론토닷컴에 따르면 티모시 레인 캐나다 중앙은행 부총재는 "규제 당국들이 페이스북의 '리브라' 출시를 막을 것이라면 자체적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지난 2월 부총재는 "리브라 같은 민간 디지털 화폐에 대응하는 것 외에 CBDC의 실질적인 필요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CBDC 발행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중앙은행 결제 컨퍼런스'에서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 부총재는 "코로나19 경제 상황에서 가능성 있는 솔루션으로 디지털 화폐가 중요성을 갖게 됐다"면서 "페이스북의 리브라가 국경 간 결제 문제, 금융 소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이 리브라가 아니라 CBDC라고 말한 중앙은행들은 CBDC를 발행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CBDC 발행에 회의적인 입장이지만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 '비상 계획'으로 CBDC 시스템 설계를 추진하고 있다. 부총재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적정 속도로 CBDC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디지털 화폐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확인하기 위해 여론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리브라는 지난해 6월 공개 직후부터 지금까지 거센 규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최근 G7은 리브라 출시에 대한 공식 반대 입장을 표명했으며 G20 산하 금융안정위원회(FSB)도 글로벌 스테이블코인를 제한하는 규제 권고안을 발표했다.
한편, 해당 패널 토론에 참석한 리브라협회 줄리앙 르 고크 정책국장은 "리브라는 기존 시스템을 교란하거나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지불 수단을 확대하고 금융 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