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5개 국가 재무장관은 법률 및 규제감독 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유럽연합(EU) 내 스테이블코인의 운영을 허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재무장관은 지난 11일과 1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5개국 재무장관은 공동성명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통해 EU의 통화주권을 보존하고 통화 정책에 미칠 위험성을 해결해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자산으로 가치를 담보하는 암호화폐다. 지난해 페이스북이 스테이블코인 '리브라' 추진 계획을 밝힌 이후 주요 정책 안건으로 논의되고 있다.
공동 성명에 따르면, EU 회원국 내에서 운영되는 모든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로 1:1 가치를 보장해야 하며, 유로화나 EU 회원국 통화로 표시된 담보 자산을 EU 승인기관에 예치해야 한다. 아울러 스테이블코인 운영기관을 유럽에 등록해야 한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은 "금융시장 안정성을 유지하고 국가의 일이 국가의 일로 남도록 보장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면서 "규제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 민간 부문 활동을 금지하는 등,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강력한 규제 접근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유럽중앙은행(ECB)은 화폐 발행이 허가된 유일한 기관으로, 리브라 프로젝트를 포함해 어떤 프로젝트도 이를 위협하거나 약화시킬 수 없다"며 "테러 활동이나 자금세탁에 암호화폐가 오용되지 않도록 EU 집행위원회가 강력하고 명확한 규제를 내놓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 내 국가들의 이같은 우려에 대해 EU 집행위원회는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종합적인 암호화폐 규제 방안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현재 집행위원회는 건전한 암호화폐 시장 발전을 위해 규제 제안서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달 말 공개할 계획이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해당 규제 체계가 금융 안정성 및 통화주권에 대한 위험 요인을 관리하게 될 것"이라며 "암호화폐를 통한 혁신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작될 수 있도록 대응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로존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은행이 디지털 유로 도입의 장점과 리스크, 운영 과제를 연구하고 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ECB는 결과를 몇 주 내로 발표하고 공개 협의에 착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