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이 중국 기업의 기업공개(IPO)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규제를 시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미 증시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중국 암호화폐 채굴기 제조업체 비트메인(Bitmain)과 이방인터내셔널(Ebang International)의 행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등 일부 외국 기업에 대해 IPO 과정에서 상장 후 시가총액의 최소 4분의 1 또는 2,500만 달러를 조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상장 규제가 곧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새롭게 변경된 규정에는 중국 기업들에 대해 회계감사를 하는 미국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감사를 진행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스닥의 이번 조치는 중국 기업들의 회계 관리가 불투명하고, 중국 정부와 유착 관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국 기업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기업들을 겨냥해 IPO 기준을 강화하는 쪽으로 규제가 시행될 예정이다.
중국 기업들은 자본에 대한 통제가 강한 중국보다 비교적 자유로운 미국에서 IPO를 진행하는 것을 선호해왔다. 하지만 해당 규제가 발효되면 중국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은 더욱 어렵게 될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정보회사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 기업 155개 가운데 40개 기업은 2,500만 달러를 조달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해 11월 중국 2위 채굴기 제조업체인 가나안 크리에이티브는 9,000만 달러를 조달하며 전 세계 채굴기 제조업체 가운데 최초로 나스닥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IPO 과정에서 회사 재무 상태와 운영 상태를 투자자들에게 사실과 다르게 제공해 피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집단소송을 치르고 있다. 주가도 줄곧 내림세를 기록 중이다.
가나안의 경쟁사인 중국 1위 채굴기 제조업체 비트메인과 3위 제조업체 이방인터내셔널도 현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이 IPO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한편,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리는 루이싱은 나스닥으로부터 상장 폐지를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은 나스닥이 중국 기업의 상장을 제한하기 위해 IPO 자격 요건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후 처음 시행된 상장폐지다.
루이싱은 지난달 회사 고위 간부의 회계 조작 스캔들이 터지면서 한 달 넘게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조사 결과 기업은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약 22억 위안(약 3,800억원) 규모의 매출액을 부풀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