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친화적인 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을 돕기 위해 IBM이 유럽 전력사 3곳과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5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블록체인 컨소시엄 ‘이퀴지(Equigy)’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전력 소모 방식을 탈중앙화·민주화하여, 2050년 탄소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로젝트는 유럽 대형 전력회사인 네덜란드의 테네트(TenneT), 이탈리아의 테르나(Terna), 스위스의 스위스그리드(Swissgrid)가 주도한다. 블록체인 기술은 전기차, 가정용 배터리 충전 등 전력 소비자와 전력회사(TSO)를 연결하는 일종의 회계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블록체인 플랫폼은 하이퍼레저 패브릭 프로토콜 위에 구축됐다. 플랫폼은 이용자, 에너지 중개 플랫폼, 전력회사를 연결해 데이터를 안전하게 공유하도록 지원한다. 이퀴지 관계자는 “블록체인을 통해 국경을 넘나드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풍력, 태양열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원은 석탄, 석유 발전소만큼 전력 생산량을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퀴지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이용자 개개인이 전력 시장에 참여하면 이러한 수급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IBM 에너지·환경·유틸리티 부문 레오 다익스트라는 “신재생 에너지와 이용자는 문제의 원인이 될 수도 있고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블록체인 플랫폼은 참여자를 연결해 유연한 전력 시장에 참여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익스트라 “일반적으로 전력 시장은 개인이 아니라 대기업들이 발전소나 대규모 산업 시설을 이용하는 곳이다. 하지만 블록체인을 접목해 신뢰할 수 있고 민주적인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일반 가정도 전력회사의 신뢰를 얻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뢰블록체인응용국제협회(INATBA) 소속 에너지 워킹그룹의 공동 의장을 맡고 있는 아이린 애덤스키는 테네트, 테르나, 스위스그리드와 같은 유럽 대형 전력회사와의 협력이 전 유럽의 에너지 전환 과제를 완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덤스키 공동 의장은 삼사 협력을 통해 네덜란드,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지역에 통합적인 적용이 가능하게 됐다면서 “전 유럽 확대 도입을 위한 좋은 도약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최대 복합 신재생에너지를 보유한 덴마크가 합류한다면 더욱 기반이 탄탄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IBM 다익스트라는 블록체인을 통한 전력 소비 방안이 전기차 운영 비용을 상당히 절감해주기 때문에 전기차 제조업체들도 해당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컨소시엄은 다음 단계로 전기차에서 전력회사로 전력을 방출하는 방안을 강구하면서 BMW, 닛산자동차와 함께 이러한 사례 연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프란시스코 카란자 닛산에너지 총괄은 “유럽 대형 전력회사들의 협력으로 블록체인 플랫폼이 유럽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전기차 소유자가 에너지 보관과 활용을 전적으로 통제, 관리하여 전력을 가장 효율적이고 수익성 있는 방식으로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퀴지는 여러 차례 개념증명을 실시한 끝에 파일럿 단계에 이르게 됐다. 파일럿은 올해 연말까지 진행된다.애덤스키는 “파일럿의 과제는 첨단 기술을 기존 시스템과 구조에 통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덤스키 공동의장은 규제 샌드박스와 여러 프로젝트들을 통한 점진적인 변화와 문제 해결을 기대하는 한편 “기존 시스템의 탈중앙화에 대한 허가와 새로운 전력 시장, 데이터 교환 매커니즘 등을 다룰 수 있는 새로운 규정 수립 등 규제 기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