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발행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코인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명문대 UC버클리와 워윅(Warwick) 연구진은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를 중심으로 주요 암호화폐 가격과의 영향을 분석해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암호화폐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체계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면서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자산 경제에서 안전한 피난처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위험이 커지거나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할 때 스테이블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이 고정 가격에서 벗어나면 시세 차익을 노린 거래가 많아졌다.
이번 연구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에 대해 검증하기 위해 진행됐다. 지난 2019년 존 그리핀 텍사스 오스틴대학 교수와 아민 샴스 오하이오 주립대학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고 나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연구진은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치에 달한 2017년 3월부터 2018년까지 비트코인과 USDT의 거래 기록을 분석, 특정 계정이 USDT로 비트코인 수요를 증가시켜 가격 급등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법무부는 테더가 비트코인 가격 조작에 참여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도 했으며, 해당 사건은 집단 소송으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테더 측은 "암호화폐 시장이나 가격을 조작하기 위해 토큰을 발행하거나 이용한 적이 없다"면서 "논문 저자들이 암호화폐 시장과 테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생긴 일로, 디지털 토큰 경제는 단일 거래자의 거래 행위보다 더 크고 복잡한 요인으로 움직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논문 게재를 위해, 이전 논문과 마찬가지로 확실한 증거 데이터 없이 허술한 결론을 도출했다"면서 저자들이 "핵심 기간 동안 여러 거래소에 걸친 자본흐름 또는 거래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코로나19 등 글로벌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며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업체에 따르면, 최근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이 사상 최초로 90억 달러(약 11조원)를 돌파했다. 지난 1년간 스테이블코인 온체인 거래활동은 800% 증가했다.
코인베이스는 최근 공식 블로그를 통해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스테이블코인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글로벌 무역 시장이 곧 스테이블코인 경제를 필요로 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