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분야에도 데이터 자기주권 열풍 이어진다…블록체인 진흥주간 2019

의료 분야에도 데이터의 자기주권 열풍이 불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그동안 병원 중심으로 이뤄져 왔던 의료 데이터 활용을 사용자 중심으로 개선하는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2회 블록체인 진흥주간 행사에서 정상경 서울의료원 팀장은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병원 서비스 개발 시범사업'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서울의료원이 추진 중인 스마트 병원 서비스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병원 예약부터 처방전 발급, 실손보험 청구에 이르는 전 과정을 간편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통합의료정보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서비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진행한 '2019년 블록체인 공공선도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정 팀장은 현재 의료 데이터와 의료 체계가 환자가 아닌 병원 중심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정보의 주권 시대에 발맞춰 의료 데이터 활용에도 블록체인 기술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팀장은 "환자가 제공한 의료 데이터를 연구에 활용함에도 리워드는 연구 기관이 가져가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환자에게 리워드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보험 청구 및 심사에 프로세스 효율화 △의료 기기 및 약물 유통 채널 추적 △임상 시험의 안정성 및 리워드 체계 구축 △연구 데이터의 공유와 활용 증대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정 팀장은 설명했다.

특히 의료 서비스의 전 과정을 블록체인 상에 올려 관리하면 환자 중심의 의료정보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고, 개인의료정보의 보안성과 투명성이 확보될 수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병원 및 약국 내 대기시간이 감소하고 중복 진료로 인한 비용이 절감되는 등 기존 복잡했던 의료 서비스 이용이 간소화될 전망이다.

정 팀장은 "기존 병원 이용은 대기시간이 너무 길고, 접수부터 진료·수납까지 과정이 복잡하며, 의료제증명 문서 발급과 실손보험 청구 절차도 번거롭다"면서 "사용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포인트를 개선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겠다는 목표로 사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서울의료원은 △블록체인 의료 플랫폼 구축 △환자용 모바일 앱 개발 △블록체인 기반 진료정보 교류 체계 구축 △제증명 발급 서비스 등의 연구를 진행하고 플랫폼을 구축했다. 환자가 거치는 전 과정을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앱으로 편리하게 지원하는 통합 의료정보 서비스다.

서울의료원이 출시한 환자용 모바일 앱 '서울 모바일 케어서비스(가칭)'는 병원 예약과 진료 대기를 모바일 기기를 통해 편리하게 신청하고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특히 긴 진료 대기 시간은 환자들의 불만족 원인 중 20%가 넘는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해왔다.

처방전 발급도 블록체인 기반으로 이뤄져 발급이력과 송수신 기록, 환자 인적 사항 및 의료기관 정보, 의약품 목록, 진단 코드 등의 정보를 병원과 약국, 환자가 공유할 수 있다. 환자는 처방 약품에 대한 복약지도를 스마트폰으로 제공받을 수 있어 약 오남용에 따른 피해도 예방할 수 있다.

실손보험청구도 보험사와 연계해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그동안 번거로운 실손보험 청구절차로 인해 고액이 아닌 진료 비용에 대해서는 청구가 누락되는 사례가 많았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이중청구와 사실확인을 위한 인력 및 비용 투입이 필요했다.

하지만 서울의료원은 교보생명, 우정사업본부와 협력해 블록체인 기반 실손보험청구 서비스를 지원한다. 환자는 보험금 청구를 위해 보험사에 서류를 직접 제출하지 않아도 되고, 앱을 통해 의료기관이 블록체인이 기록한 데이터를 보험사로 간편하게 보낼 수 있다.

또한 스마트워치나 스마트폰 등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연동된 앱 내 건강수첩 기능은 사용자 혈압, 혈당 관리에 도움을 준다. 기록된 정보는 블록체인 상에 올라가 진료에도 활용될 수 있다.

정 팀장은 "저장한 정보가 블록체인에 기록돼 진료에 참조할 수 있는게 기존 헬스앱과의 분명한 차이점"이라며 "만성 질환자 등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점도 남아 있다. 현재로선 의료 데이터를 블록체인 상에 모두 올리기에는 법적 문제가 가로막고 있어 향후 법령 개선을 통해 개선해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정 팀장은 덧붙였다.

정 팀장은 "블록체인은 향후 데이터 주권화 시대에 정보 주권이 환자에게 투명하게 분산돼야 한다는 입장에서 활용이 필요하다"면서 "환자가 경험하는 모든 의료 서비스를 블록체인 기반 앱 위에 통합 구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토큰포스트 | [email protected]